-온라인 판매 금지 이후 '귀한 몸' 된 테스터
-백화점 증정행사 매출 확대 직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요즘 DM쿠폰북을 들고 오는 고객들이 많아졌어요. 쿠폰북을 갖고 온 고객에게는 기존 샘플 외 세트로 된 샘플도 주거든요. 가능한 샘플을 많이 챙겨가겠다는 거지요."
20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있는 화장품 코너 직원은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졌는지 예전보다 샘플을 챙겨가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 대놓고 뭐뭐 써보고 싶으니 두개 씩 챙겨달라는 이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짜'라고 가볍게 여겼던 화장품 샘플에 목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화장품 샘플 판매가 금지돼 온라인 등에서 싼값에 판매되던 샘플 물량이 자취를 감춘데다 불황마저 깊어지고 있어 백화점에서도 화장품 샘플을 꼼꼼히 챙기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1층에 입점한 수입화장품 클라란스 매장에서는 샘플 5종을 묶어서 기획했던 임산부 화장품 라인이 품절됐다. 10만5000원짜리 메인상품에 샘플 스킨ㆍ로션ㆍ크림 등을 파우치에 담아 덤으로 제공했는데 이 덕에 제품 물량이 쑥 빠진 것. 현재는 샘플 기획 이전대로 단품만 10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정 금액 이상 구매시 가방을 증정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도 샘플증정 기간동안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아모레퍼시픽 판매 담당자는 "샘플로 정가 1만5000원에 상당하는 30ml짜리 미스트를 주는 등 통이 커졌다"면서 "샘플 증정 기간에는 판매량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워낙 소비자들이 샘플 증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제품구매 고객이 아니더라도 잠재고객이라면 샘플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시슬리는 프랑스 본사에서 별도로 돈을 주고 샘플을 사오고 있다. 시슬리 매장 직원은 "샘플이라고해서 무조건 무상으로 샘플이 나오지는 않는다"면서 "요즘 불황이라서 그런지 제품 써보기 전 샘플 먼저 써보고, 자기 피부에 맞는지 확인 후 구매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샘플 증정 개수가 한정돼있기는 하지만 고객이 원하는 종류에 대해서는 가급적 넉넉하게 챙겨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샘플 증정행사는 곧장 매출 확대로 이어지곤 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화장품 10만원 이상 구매 시 남성 화장품 샘플 10종이 담긴 '옴므 뷰티 파우치'를 증정하는 샘플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20만원 이상 화장품 구매시 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을 주는 백화점자체 행사와도 겹쳐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다. 샘플 증정 기간동안 롯데백화점 화장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4.2% 신장했다. 전주 인 5일부터 17일까지 -2% 역신장한 것을 상기하면 6%포인트 이상 증가한 셈이다.
샘플이벤트가 매출 확대에 영향을 주자 온라인몰에서도 이와 비슷한 샘플 증정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온라인몰 '엘롯데'에서는 3만7000원짜리 랑콤 이프노즈 스타 마스카라를 구입하면 정품에 버금가는 50ml 용량의 립&아이 리무버와 랑콤 아이 컨센트레이트(3ml), 여기에 랑콤 액티베이터(7ml)ㆍ스킨(7ml)ㆍ파운데이션 등 샘플 5종이 따라온다. 일명 '송혜교 립스틱'이라고 불리는 2만2500원짜리 라네즈 립스틱 구매시에는 30ml짜리 미스트와 15ml짜리 스킨ㆍ에멀젼, 10ml짜리 에센스ㆍ젤크림ㆍ선블럭, 마스크1개 등 무려 7가지 샘플을 준다. 정가로 따지면 본품에 견줄만한 금액이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로션 사면 에센스도 같이 사가곤 했는데 지금은 한개만 사가고 나머지 한 개는 샘플을 넉넉히 달라고 해서 샘플을 쓴다"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고객 요구에 맞춰 샘플 구성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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