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도미니카공화국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역사를 새로 썼다. 사상 처음으로 전승을 거두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도미니카공화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 대회 결승에서 투수진의 역투와 에드윈 엔카르나시온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앞선 7경기에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던 선수단은 이로써 전승의 대기록을 달성하며 WBC 우승컵을 거머쥔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상금 100만 달러를 포함한 총 340만 달러의 부수입은 덤. 그 사이 지난 1, 2대회 1라운드 탈락의 수모는 깨끗이 씻겨 내려갔다.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선두 타자가 여섯 차례나 출루하고도 무득점에 묶이며 첫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승부는 초반 기선 제압에서 갈렸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회 호세 레예스의 2루타에 에릭 아이바의 희생번트, 로빈슨 카노의 고의사구가 더해지며 1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엔카르나시온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뛰는 상대 선발투수 잔카를로 알바라도의 시속 142km 슬라이더를 때려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그 사이 주자 2명은 모두 홈을 통과했다. 선취점을 내준 푸에르토리코는 2회 히람 부르고스를 마운드에 올리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빠른 교체는 적중했다. 4회까지 역투로 도미니카공화국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하지만 5회 2사 2루에서 아이바에게 우측 적시 2루타를 허용해 무실점 행진은 깨지고 말았다.
푸에르토리코 타선은 여러 차례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상대보다 5개 많은 8개의 안타를 쳤지만 결국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경기를 내줬다. 5회 공격이 아쉬웠다. 볼넷과 폭투로 무사 2루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 타선이 뜬공, 삼진 등으로 물러났다. 7회도 빼놓을 수 없다. 선두타자 마이크 아빌레스와 후속 알렉스 리오스가 바뀐 투수 옥타비오 도텔을 상대로 각각 중전안타와 볼넷을 얻었지만 이후 세 타자가 내리 아웃됐다. 특히 카를로스 리베라와 페드로 발데스는 구원투수 페드로 스트롭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달아오르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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