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푸에르토리코가 미국을 꺾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 올랐다.
푸에르토리코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대회 2조 2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선발투수 넬손 피게로아의 호투에 힘입어 미국에 4-3 신승을 거뒀다. 지난 14일 패자전에서 이탈리아를 4-3으로 누른 선수단은 이로써 마지막 준결승 티켓의 주인공이 됐다. 푸에르토리코는 17일 조 1위를 놓고 도미니카공화국과 일전을 벌인다. 준결승 상대는 승리 시 네덜란드, 패배 시 일본으로 각각 결정된다. 반면 우승을 내다봤던 미국은 준결승도 밟지 못한 채 안방에서 뿔뿔이 해산하게 됐다. 준결승 진출 실패는 2006년 1회 대회에 이어 두 번째다.
푸에르토리코는 1회 가볍게 선취점을 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한 앙헬 파간이 야디에르 몰리나의 우전안타 때 2루에 안착한 뒤 마이크 아빌레스의 우전 안타를 틈타 홈을 통과했다. 이후 경기는 투수전 양상을 보였다. 두 팀 모두 5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푸에르토리코 선발투수 피게로아는 미국 타선을 6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개의 삼진은 덤. 미국 선발투수 라이언 보겔송 역시 호투를 뽐냈다. 1회 선취점을 내줬으나 5회까지 상대를 꽁꽁 묶었다.
문제는 6회. 1사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 몰리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보겔송은 바통을 바로 비니 페스타노에게 넘겼다. 페스타노는 조 토레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제구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빌레스와 알렉스 리오스에게 각각 우전안타와 볼넷을 허용했다. 푸에르토리코는 2사 만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카를로스 리베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얻은 뒤 앤디 곤잘레스의 좌측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미국은 제레미 아펠트를 마운드에 올리고서야 불을 껐다.
피게로아의 호투에 말려 패색이 짙던 미국은 7회가 돼서야 첫 득점에 성공했다. 1사에서 우중간 3루타를 때린 조 마우어를 지앤카를로 스탠턴이 좌전 안타로 홈에 불러들였다. 화력은 8회에도 이어졌다. 지미 롤린스, 브랜든 필립스의 연속 안타로 맞은 1사 1, 2루 찬스에서 라이언 브론이 좌측 1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조 마우어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선 벤 조브리스트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점수 차를 1점까지 좁혔다. 역전까지 내줄 위기에서 푸에르토리코는 8회에만 투수를 네 번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마무리 J.C 로메로였다.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의 구상은 적중했다. 로메로는 에릭 호스머를 2루수 앞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9회엔 애덤 존스, 쉐인 빅토리노를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는 등 삼자범퇴로 베네수엘라 더그아웃에 환호를 안겼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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