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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유럽 야구의 이유 있는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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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유럽 야구의 이유 있는 선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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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6-5 멕시코, 이탈리아 14-4 캐나다, 네덜란드 5-0 한국, 네덜란드 4-1 호주, 네덜란드 3-8 대만, 네덜란드 6-2 쿠바, 스페인 0-3 푸에르토리코, 스페인 3-6 도미니카공화국, 이탈리아 2-6 미국.

10일 오후까지 정리된 유럽 나라들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이다. 가장 돋보이는 건 이탈리아. 미국에서 열린 D조 1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기록, 2라운드에 오르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특히 선수단은 올드 팬들에겐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신세대 팬들에겐 카림 가르시아로 친숙한 중미의 강호 멕시코를 6-5로 이겼다. 이때까지만 해도 대다수 국내 팬들은 ‘유럽에서는 네덜란드와 함께 야구를 꽤 하는 나라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여겼을 것이다.

사실 멕시코는 만만한 전력이 아니다. 16개 클럽으로 구성된 자국 리그를 운용한다. 멕시칸 리그다. 인터내셔널 리그, 퍼시픽코스트 리그와 함께 메이저리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 속해 있다. 국내 팬들에겐 1983년 MBC 청룡에 입단해 잠깐 국내 리그에서 활약했던 이원국이 1970년대 맹활약을 펼쳐 잘 알려졌다.


멕시코는 2006년 제1회 WBC 2라운드 1조에서 한국과 맞붙었다. 경기는 이승엽(1회 2점)과 가르시아(3회 1점)의 홈런 공방 끝에 한국의 2-1 승리로 끝났다. 이는 멕시코에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선수단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009년 제2회 WBC에서도 멕시코는 기대만큼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에 2-8로 졌고 패자부활 1회전에서 쿠바에 4-7로 패해 또 다시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부진은 더 심각해졌다.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에 5-6으로 역전패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 미국을 5-2로 잡아 4강 진출 가능성을 여는 듯했으나 캐나다에 3-10으로 져 대회 출전 이후 처음으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이탈리아는 그런 멕시코를 이긴데 이어 북미의 강호 캐나다를 14-4 8회 콜드게임으로 무너뜨렸다. 안타 수에서 17(홈런 1개 2루타 4개)-7로 앞선 완벽한 승리였다. 캐나다는 2004년까지 토론토 블루제이스, 몬트리올 엑스포스(=>워싱턴 내셔널스) 등 메이저리그 연고 구단을 두 개나 갖고 있었을 정도로 야구 인기가 높은 나라다. 선수층도 꽤 두터운 편이다.


제1회 WBC 1라운드 B조에서 캐나다는 미국을 8-6으로 꺾으며 멕시코, 미국과 함께 2승1패 타이를 이뤘으나 멕시코에 1-9로 진 게 부담이 돼 2라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제2회 WBC에선 1라운드 첫 경기에서 미국에 5-6으로 진 데 이어 패자부활 1회전에서 이탈리아에 2-6으로 져 탈락했다. WBC만 놓고 보면 캐나다는 이탈리아의 ‘밥’이다.


제1회 대회 4강, 제2회 대회 준우승에 빛난 한국을 5-0으로 잡고 2라운드에 진출한 네덜란드는 첫 경기에서 쿠바를 6-2로 격파했다. 일본에 홈런 6방을 허용하며 4-16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지만 여전히 준결승의 희망은 남아있다. 11일 쿠바와 재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유럽 국가는 세 곳. 이 가운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8강이라 할 수 있는 2라운드에 올랐다. 유럽 야구가 만만치 않단 사실을 세계 야구계에 확실히 알렸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이번 대회를 보면서 축구 월드컵인지 야구 월드컵인지 헷갈린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대회 초반 한국이 네덜란드에 0-5로 졌을 때 상당수 스포츠팬들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한국이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5로 참패했던 경기를 떠올렸을 것이다. 네덜란드는 쿠바마저 6-2로 꺾었다. 네덜란드와 쿠바는 축구에서 A매치 기록이 없다. 하지만 월드컵 3회 준우승의 네덜란드에게 1938년 프랑스 대회(8강)에서 딱 한 번 월드컵에 출전한 쿠바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 2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네덜란드는 8위, 쿠바는 87위다.


이탈리아도 다르지 않다. 이탈리아와 멕시코는 각각 유럽과 중미의 축구 강호로 얼핏 호각지세일 듯하다. 그러나 역대 전적은 이탈리아가 6승4무1패로 일방적으로 앞선다. 멕시코가 0-5로 고개를 숙인 적은 두 차례나 된다. 이탈리아는 캐나다와 한 차례 A매치를 가졌는데 2-0으로 이겼다.


1948년 출범한 이탈리안야구리그(IBL, Italian Baseball League)는 8개 프로 구단이 페넌트레이스에서 팀당 42경기를 치른다. 상위 4개 구단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펼친 뒤 상위 2개 구단이 ‘이탈리안 시리즈’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탈리아 프로 구단들은 대부분 한국이나 일본처럼 모기업 이름을 구단 명칭 앞에 붙인다. 비 EU(유럽연합) 나라 선수를 4명까지 쓸 수 있는 등 제법 리그 틀을 갖추고 있다.

사실 이탈리아는 국제야구연맹(IBAF)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프라카리는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겨냥해 국제소프트볼연맹과 통합한 기구의 공동 회장직을 맡고 있다. 역시 이탈리아 출신인 알도 노타리는 1993년부터 2006년까지 IBAF 회장을 맡아 세계 아마추어 야구계를 쥐락펴락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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