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을 좋아하는 서양인들에게는 섹스와 연관된 골프유머가 많다.
마스터스대회에서 최초로 3승을 수확했던 지미 디마렛(미국)은 "골프와 섹스는 능숙하게 잘 할 줄 몰라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두 가지(Golf and sex are the only two things you can enjoy without being any good at them)"라고 설명했다.
미국 CBS의 심야 토크쇼를 진행하는 코미디언 데이비드 레타맨은 그러자 '골프가 섹스보다 훨씬 재미있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 10가지'를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이를테면 골프가 섹스보다 좋은 이유다. 코믹한 설명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시니어골퍼들은 특히 "하루에 세 번 할 수 있다", "끝나고 같이 안자도 된다", "모르는 여인과 해도 소송을 걸지 않는다", "낡은 장비는 언제든 교체할 수 있다" 등을 재미있어 한다.
익살스러운 연기와 제스처로 골프팬들의 남다른 사랑을 받으며 '그린 위의 검투사'라는 애칭을 얻었던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치치 로드리게스도 유사한 표현을 했다. "이 세상에 남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잘 할 수 있는 두 가지가 하나는 섹스요, 다른 하나는 골프다. 골프는 더욱이 옷을 벗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했다. 하와이의 유명 교습가는 왼손의 중요성을 섹스에 빗대어 언급했다. '골프와 여자를 잘 다루려면 왼손을 잘 써야 한다'는 내용이다.
골프에서의 모든 스윙은 왼손이 리드한다. 그린을 공략할 때도 왼쪽 편을 향해 샷하는 것이 유리하다. 설계가들 역시 오른손잡이를 중심으로 코스를 디자인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자와 데이트를 할 때도 왼손을 잘 써야 공략하기가 쉽다. 남성들이 주로 오른손으로 몸을 공략하기 때문에 여성들도 방어태세를 잘 알고 있다. 왼손일 때는 그러나 무방비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골프유머 가운데 여성골퍼가 남편의 거시기에 따라 왼손을 쓸 거냐, 오른손을 쓸 거냐를 결정한다는 대목은 언제 읽어봐도 즐겁다. 골프치기 전날 이불 속의 남편 것이 기울어진 쪽을 보고 골프칠 때도 왼손, 오른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똑바로 서있는 날은 지각하는 날이다. 골프와 섹스의 공통점은 "초보자는 힘으로, 고수는 기술로 마무리한다"는 대목이다. 골프유머가 메마른 감정을 풍부하게 만드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보이지 않은 지식과 기술까지 전달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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