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가 LG전자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떨어뜨리면서 향후 LG전자의 경영 환경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신평사 관계자들은 글로벌 채권 발행 및 자금 조달에 일부 영향을 미치겠지만 여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글로벌 채권 발행이 잦지 않아 국내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는 데다 피치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다른 신평사들의 연쇄 하락을 불러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피치는 지난 11일 LG전자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한단계 내렸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당분간 또다시 신용등급이 떨어질 일은 없다는 의미다.
피치는 LG전자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에 대해 "지난해 실적이 개선됐지만 영업이익률이 여전히 낮고 잉여현금흐름(FCF)도 미약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LG전자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2.2%로 전년 0.7%보다 크게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4.4%를 기록했다.
LG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지난해 말 1조8322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줄었다.
또한 피치는 LG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TV 사업부문이 엔저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약세로 일본 TV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가 LG전자의 시장점유율 수성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다만 피치는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가전제품 판매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피치의 분석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국내 신평사 관계자는 "실적이랑 엔저 영향만 가지고 신용등급을 낮춘 건데 그럴 만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며 "LG전자의 국내 자금 조달 등 향후 경영 환경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이 3위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향후 경영 환경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3대 신평사 중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LG전자의 신용등급을 피치와 같은 BBB- 안정적으로, 무디스는 이보다 한단계 높은 Baa2 부정적으로 매기고 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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