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손흥민이 10경기 만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함부르크가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함부르크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서 열린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슈투트가르트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함부르크는 11승5무9패(승점 38)로 내년도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6위로 뛰어 올랐다.
손흥민은 대기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 후반 25분 아오고 대신 교체 투입돼 20여 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선발 명단 제외는 올 시즌 세 번째이자 10경기 만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28일 샬케04전에서 결장했고, 12월 3일 볼프스부르크전에서 교체로 나섰다.
다만 당시는 오른 허벅지 부상 탓이었다면, 이날 교체 출전은 최근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손흥민은 지난달 9일 도르트문트전(4-1 승) 멀티골 이후 이날 전까지 세 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핑크 함부르크 감독는 최근 인터뷰에서 "손흥민이 최전방에서 민첩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렇다해도 의외의 교체 출전이었다. '투톱 파트너' 루드네브스 역시 동반 부진했기 때문. 당초 함부르크 공식 홈페이지도 루드네브스 대신 손흥민이 바이스터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핑크 감독의 선택은 달랐다. 기존 4-4-2가 아닌 4-2-3-1 전형을 들고 나왔고, 루드네브스를 원톱으로 출전시켰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측면에 배치하는 대신 교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최근 부침에 따른 '극약처방'이나 다름없었다.
손흥민이 빠진 가운데에서도 함부르크는 원정에서 선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핑크 감독의 노림수는 성공했다. 공격수 한 명을 줄인 대신 중원을 두텁게 쌓았고, 덕분에 전반 내내 안방 이점을 등에 업은 슈투트가르트의 공세를 잘 막아냈다. 수문장 아들러의 선방도 힘을 보탰다. 전반 16분 홀츠하우저의 강력한 왼발 프리킥을 손끝으로 쳐내는 등 뒷문을 든든히 지켜냈다.
무엇보다 손흥민 대신 선발 카드로 선택한 루드네브스가 번뜩였다. 루드네브스는 후반 5분 디크마이어의 오른 측면 크로스를 그림 같은 발리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시즌 11호 골이자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함부르크는 남은 시간을 잘 보낸 끝에 1-0 승리를 거뒀다.
반면 후반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네 경기 연속 무득점 탈출에도 실패했다. 특히 전술이 바뀐 가운데 루드네브스가 네 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고, 팀도 승리했다는 점에서 손흥민 개인으로선 더욱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손흥민은 오는 16일 구자철-지동원의 아우크스부르크와 홈경기에서 '부활포'를 노린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구자철이 함께 뛰는 팀이어서 맞대결의 의미가 더욱 깊다. 이후 26일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대비해 A대표팀에 합류한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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