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료생들의 기술이 숙련되면 지역 내 저소득 가구 집수리 봉사활동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광진구에서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주민 참여형 마을공동체 학교가 열려 눈길을 끈다.
광진구(구청장 김기동)가 후원하고 광진시민연대(대표 마주현)가 주관하는 ‘광진 딱따구리 목수학교’가 6일 처음 문을 연다.
‘광진 딱따구리 목수학교’는 마을 주민들이 목공 기술을 함께 익혀서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스스로 만들어보고 주민 참여 과정을 통해 마을공동체 인식 확산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우리 사회는 소비자가 원하는 물품을 직접 만드는 DIY(do it yoursel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작업장이 필요한 목공소의 경우 작업장 임대 비용 및 공구 구입 등에 많은 제반비용이 소요된다.
또 민간에서 운영되는 공방이나 목공소는 수업료가 비싸 일반 주민들이 쉽게 참여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광진시민연대가 운영하는 ‘광진도시농부학교’에서 텃밭 농사를 통해 먹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과정을 경험했던 주민들이 주축으로 목공학교 개설에 대해 논의하면서 지난해 12월 ‘목수학교 준비기획단’ 모임이 결성됐다.
목수학교 개강에는 목공소 운영의 필수요소인 작업장 확보와 강사 선임 등 해결이 필수과제로 광진도시농부학교 5기 졸업생 모임 회장이며 지역에서 30년 가까이 인테리어업에 종사해 온 동성인테리어 대표 이복구씨가 재능을 기부해 목수학교 강사 및 초대교장을 맡았다.
이후 마을 주민들은 지난 1월 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본격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목공소의 운영 방향, 수업 내용 및 방법 등을 결정한 후 자체 공모를 거쳐 학교 명칭을 선정하고 지난달부터 봄학기 수강생을 모집했다.
강의는 6일 첫 수업을 시작으로 5월15일까지 3개월간 매주 수요일 오전·오후·저녁반으로 나누어 반별로 8명씩 총 24명을 대상으로 2시간씩 진행되며, 수업이 끝난 후에는 다과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뒷풀이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교육장은 구의시장 삼거리에 위치한 구의1동 226-5 목공실습장에서 진행된다.
강의 내용은 ▲목공 기초 이론 교육 ▲공구 사용법과 연마 실습 ▲독서대와 공구함 등 간단한 품목 제작 ▲내가 디자인한 가구 제작 (도면 그리기, 자재 산출하기, 재단하기, 조립 등) ▲졸업작품 제작과 전시회로 진행된다.
개인 공구는 따로 구입하고 참가비용은 재료비 구입을 위한 최소 비용으로 책정했으며, 수강료의 10%까지 지역화폐인 e-품앗이‘문’으로 결제할 수 있다.
딱따구리 목수학교는 올해 상반기에 먼저 기초반 수업을 진행하고, 이후 숙련반(중급반)과 심화반을 개설해 회원들의 수준에 맞춰 운영할 예정이다. 수업 이후 수료생들의 기술이 숙련되면 지역 내 저소득 가구의 집수리 봉사 등 나눔 활동도 실시할 계획이다.
광진 딱따구리 목수학교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구민은 광진시민연대(☎ 456-7632) 또는 구청 자치행정과 마을공동체팀(☎450-7157)으로 문의하면 된다.
광진시민연대는 광진구에서 20년간 활동해온 풀뿌리 민간단체로 도시농업네트워크, 희망세상 지역아동센터, 살곶이 풍물패, 희망나눔센터 등 부설기관이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광진도시농부학교’,‘마을공동체 텃밭 한울’,‘광진 e-품앗이’,‘시민햇빛발전협동조합’등 더불어 사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딱따구리 목수학교가 물품을 제작하는 단순한 목공소를 넘어 단절됐던 이웃 간 관계를 회복하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 모두가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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