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국내 증권사들이 벌어들이는 수익 중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대폭 줄어든 반면 이자 수익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10~12월) 증권사의 부문별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거래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일제히 감소했지만 융자 등을 통한 이자 수익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577억원으로 전년 동기 904억원에 비해 36.1% 감소했다. 이에 따라 우리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부문 시장점유율도 6.8%에서 5.9%로 0.9%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증권대출 이자 수지는 135억원으로 직전해 103억원에 비해 30.9% 증가했다.
KDB대우증권의 경우 3분기 브로커리지 수익은 58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억원 줄어 12.3%, 전년 동기대비에서는 36.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결기준 3분기 순영업수익 가운데 이자수익은 5793억원으로 직전해 4761억원에 비해 21.6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신한금융투자는 브로커리지 수익은 29.65% 줄어든 가운데 이자 수익은 19.9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현대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감소는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원은 “매매회전율이 높은 개인의 시장 참여 비중이 줄고 있는 데다 수수료 측면에서 마진까지 줄어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성은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면서 “위탁매매업 중심의 수익구조를 통한 수익성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줄어든 브로커리지 부문의 수익을 이자 수익으로 채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자 수익의 경우 채권거래나 신용거래융자, 고객예탁금 운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이는 증권사들이 사업영역의 다각화보다는 '이자놀이'라는 손쉬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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