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네? 사퇴라고요?" 4일 오전 9시경 동화면세점 15층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국회에서 전해 온 그의 사퇴 소식에 그의 출근을 기다리던 기자와 비서진들은 깜짝 놀랐다. 김 내정자의 사퇴가 그만큼 비밀리에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났을 때만 해도 정부부처 개편 난항에 대한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가 다시 기자들에게 돌아와 "그건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되는 일이라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혹시나 '모르겠다' 자신의 말을 '미래부 출범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오해할까봐 우려한 제스처임 동시에 '차분히 정부조직개편법 통과를 기다리겠다'는 뉘앙스로 읽혔다.
그는 그 전날에도 기자와 만나 "좋은 업무보고를 많이 들었고 훌륭한 공무원들 많은 거 같다"며 "같이 힘만 합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해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 생긴다"고 말했다. 이랬던 그의 태도를 감안했을 때 이번 사퇴 결정과 사퇴 발표 시기 조율 등은 지난 주말 사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김 내정자 사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비서진들은 황급히 자리를 떠 사무실은 텅텅 비었다. 그가 그동안 업무보고를 받은 사무실은 이미 철수된 것과 마찬가지가 된 셈이다.
김 내정자가 전격 사퇴함에 따라 미래부는 당분간 유령부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미래부행을 준비하던 방송통신위원회 고위관계자는 "모든 정책과 일정 등을 미래부가 정상적으로 출범하는 것을 가정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정부조직법이 통과되고 새 내정자가 지명된 이후 청문회를 통과한 이후에야 미래부의 앞날도 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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