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LA 다저스의 류현진이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에서 빅 리그의 높은 수준을 실감했다.
류현진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경기에 선발로 등판, 2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안타 4개를 맞으며 2실점했다. 삼진 3개를 잡았지만 47개를 던져 예정된 3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당초 과제는 3이닝 동안 45개 안팎의 투구였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팀 타율 1위(.274)의 에인절스 타선은 여전히 매서웠다. 주포 앨버트 푸홀스가 오른 무릎 재활로 결장해도 그랬다. 류현진은 1회 선두 타자 마이크 트라웃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1볼 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상황을 잡았지만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하며 출루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후속 피터 조보스를 주 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삼진으로 처리, 위기를 모면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텍사스에서 43홈런을 쏘아올린 조시 해밀턴에게 이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맞았다. 풀카운트에서 처음 구사한 슬라이더가 몸 쪽 실투로 연결돼 그대로 발목을 잡혔다. 순식간에 1-2의 역전을 내줬지만 류현진은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마크 트럼보와 크리스 아이어네타를 각각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요리, 1회를 매듭지었다. 이때까지 투구 수는 28개였다.
위기는 2회에도 찾아왔다. 선두타자 루이스 로드리게스에게 좌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내줬고 후속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또 한 번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류현진은 야수진의 도움으로 한숨을 돌렸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재빠른 3루 송구에 선행 주자가 아웃됐다. 실점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앤드류 로마인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 2루에 몰렸으나 스캇 커슨스와 트라웃을 각각 삼진과 우익수 직선타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모면했다. 코치진은 류현진의 투구 수가 많다고 판단, 3회부터 마운드를 매트 파머에게 맡겼다. 다저스는 안타 15개씩을 주고받은 난타전에서 8-16으로 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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