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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물도 중고로" 실속파 예비부부 늘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9초

중고 예물시계 구입 증가...최고 향한 동경과 가격 타협점 찾는 예비부부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28일 늦은 오후 서울 종로에 위치한 중고명품(中古名品) 매장에서 한쌍의 남녀가 다양한 명품시계를 보고 있다. 이들은 예비부부로 예물로 쓸 만한 시계를 고르고 있는 중이었다. 까르띠에ㆍ롤렉스 등 중고라고 해도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 명품 시계들을 직접 차보고 이리 저리 둘러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다음달 결혼할 예정인 김상수(34) 씨는 "예물 시계 안하려니 이때 아니면 언제 살까 싶기도 하고, 막상 사려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그래서 중고시계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품에 대한 동경과 가격에 대한 부담에서 타협점을 찾는 '실속파(?)' 예비부부가 늘고 있다.


중고명품 매장 직원 김진수(42) 씨는 "하루 평균 3쌍의 예비부부가 예물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는다"며 "대부분 명품은 동경하고, 중고에 대한 편견이 없는 젊은 부부들"이라고 말했다.

"예물도 중고로" 실속파 예비부부 늘어 롤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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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명품 매장을 찾는 예비부부는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명품 브랜드 시계로 예물을 하고 싶어하는 예비부부도 있고, 신품을 살 수 있는 재력이 있지만 예물에 소비하는 돈을 절약해 신혼여행에 더욱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싶은 부부도 적지 않다.


김 씨는 "양가 부모에게 매장에서 판매되는 돈을 받아 중고예물시계를 산 뒤 남은 돈은 저축할 거라고 말한 예비부부도 있었다"면서 "사실 작은 흠집같은 것은 '폴리싱'하면 새것이 된다"고 설명했다. 폴리싱은 공작물 표면에 윤을 내는 연마 작업을 말한다.


그는 이어 "매장에 가서 새상품을 사도 하루가 지나면 중고다"며 "일단 착용하고 난 뒤 중고로 팔려고 하면 최소 40~50%는 손해본다"고 말했다.


중고를 사면 명품 브랜드에 대한 거품이 빠진 가격으로 시계를 살 수 있다고 김 씨는 강조했다.


실제 매장에 판매되는 명품 시계의 가격을 살펴보니 새제품 가격의 50%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있다. 최근 가장 예물시계로 가장 인기가 높다는 까르띠에 발롱블루의 매장 가격은 700여만원이지만 중고가격은 300만원 중반대로 책정돼 있었다.


"예물도 중고로" 실속파 예비부부 늘어 까르띠에 탱크 앙글레즈 S 모델 다이아몬드 세팅

꾸준히 수요가 있는 롤렉스도 신품의 60% 수준으로 중고가격이 매겨지고 있다. 그는 "예물시계는 시계구입에 의미도 있지만 힘들 때 되팔아서 금전적인 도움이 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면서 "까르띠에나 롤렉스는 나중에 다시 중고시장에 내놔도 구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되팔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청담동에 위치한 중고명품 매장 직원 이상구(34)씨는 "1~2년 사이에 매장을 찾는 예비부부들이 급격히 늘었다"면서 "명품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불황이 이어진 탓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 내 시계 매출은 결혼시즌 직전인 1월과 2월사이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예비 부부들이 선호하는 제품도 제각각이다.


이 씨는 "요즘 예물시계라고 해서 예비부부가 같은 브랜드 제품을 사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서로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브랜드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


남성들의 선호 1순위 제품태 태그호이어와 오메가. 여성은 까르띠에와 루이뷔통 등이다. 태그호이어와 오메가 제품은 신제품의 60% 정도인 300만원 중반이면 보관 상태가 양호한 제품을 살 수 있다. 루이뷔통 제품은 50% 정도인 350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최근 선호도가 떨어지고 있는 에르메스 시계는 신제품의 30%도 안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에르메스의 경우 신제품 출시가 없기 때문에 중고시계가 많은 데 비해 사려는 사람은 많지 않아 중고가격이 15~20% 하락했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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