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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사흘째정부조직개편안 난항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이경호 기자]선거의 여왕, 정치 10단이라던 박근혜 대통령에 정치가 실종됐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48%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여야와 함께 국정운영을 논의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야권은 박 대통령이 수 없이 강조해온 대통합은 청와대와 국회, 여야에서는 찾기 어렵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 새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에 정부조직개편안 처리를 거듭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라는 것이 다 국민을 위한 것인데,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하루빨리 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을) 통과시켜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또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조직법이 통과되지 못해서 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셔야 할 분이 첫 수석회의에도 참석을 못한다는 것이 정말 걱정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과도기적 상황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생을 포함한 국정현안들을 잘 챙겨나가야 할 텐데 오늘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지금 이 시기에 꼭 챙겨야 할 정책사안, 또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사안, 조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들을 논의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여전히 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랐다. 박 대통령과 문 위원장은 과거 새끼손가락까지 걸던 사이다.


문 위원장은 그러나 "지금 많은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의 부실 출범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국회 입법권과 민심을 철저히 무시한 불통 인사부터 경제민주화와 대탕평 복지, 국민 통합 같은 핵심 대선 공약 실종까지 허술한 대목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여당이 지금처럼 몽니만 부린다면 야당은 도와주려야 도와줄 방법이 없다"며 호소 아닌 호소를 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황 대표는 "여야는 이번 대립이 본질적이냐를 검토하고 서로 한 발짝 물러날 것은 없는지, 타협점은 없는지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정치권이 폭력적 정치환경을 극복하고 선진환경에 걸맞은 정치로 나아가기로 결의했다면 그에 걸맞은 자제와 노력이 필요하고, 좁고 힘든 길을 가야 한다. 무엇보다 협상력 증진이 시급하다"며 여야 간 타협 필요성을 제기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좀 더 나서고 당에서도 이를 적극 요청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몽준 전 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역동성 없이 청와대 눈치를 보는 순간 국민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조직법 개편안 논란과 관련해 당 지도부가 야당만이 아니라 대통령도 설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짧은 시간에 정부조직안을 만드느라 새누리당 의견조차 수렴하지 않았다면서, 여당이 무기력하게 끌려가는 것은 행정이 정치를 주도하는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도 "박근혜 대통령이 17년이나 국회에 있어서 지금은 괜찮지만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에서 혹시라도 국민과 멀어질 때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여당이 대통령의 의중만 파악할 게 아니라 쓴 소리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한 라디오에서 여야와 박 대통령 모두를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정부조직 개편안 지연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며 "여당은 야당의 합리적인 의견을 들어주는 아량이 있어야 되고 야당도 박근혜 대통령의 출범을 방해한다는 인상을 국민한테 주지 말아야 된다"고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한 대통령이 된 것은 국회를 멀리해서이며 국회를 멀리 한 사람들은 전부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만다"며 "박 대통령이 여당뿐 아니라 야당과 야당 간부들하고도 자주 만나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타협의 정치를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고소영 강부자' 내각으로 출범했다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등으로 흔들려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은 뒤에야 여야와 국민들과의 소통의 절실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전철을 피하려면 박근혜 정부는 추진하려는 정책을 국회와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며 소통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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