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아시아블로그]세종시 새 문화 만들기 공무원들의 역할

시계아이콘01분 18초 소요

[아시아블로그]세종시 새 문화 만들기 공무원들의 역할
AD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잘 모르겠습니다. 가서 물어보세요.”


지난 26일 처음 내려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비원에게 기자실이 있는 국토해양부 건물이 어디인지 질문하자 얻은 답이었습니다. 국토부가 청사 6동과 5동 공간을 나눠 쓰고 있어서 물어본 것이었는데, 추가로 몇 분의 경비원을 더 찾아 물어도 같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결국 대변인실로 전화 연락을 해서야 위치를 알게 됐습니다.

점심식사를 위해 10분이 넘게 소형버스를 타고 달려간 한 식당. 종업원 아주머니께서 저희 일행에게 “왜 예약보다 손님이 더 왔지요? 사람 수에 맞춰서 반찬 미리 챙겨놨는데, 더 놔야 하지 않아요?”라며 따지듯 물어봅니다. 두어 명 더 가서 벌어진 일입니다.


서울의 도시생활에 익숙해진 이들은 이런 솔직함과 투박함에 익숙치 못합니다. 얼굴을 붉힐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느 시골에서 느낄 수 있는 태도여서 반가움이 더 앞섰습니다. 투박함 속에 감춰진 잔정을 도시인들은 접하기 힘들겠으나 이곳에는 남아있는 것이었으니까요.

서울에서야 어디를 가도 고객 또는 손님의 말은 하느님처럼 떠받들어줍니다. 물론 정성 있어 보입니다만, 조금 더 들어가보면 그래야 ‘대접받아 기분 좋은’ 고객이 지갑에서 돈을 더 꺼내기 때문 아닐까요.


세종시에서 접한 두 부류의 분들은 “있으면 있고, 없으면 없다”가 확실했습니다. 정말로 모른다는 것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로 서비스 교육을 받아보지 않은 분들의 솔직한 태도 아닐까요. 세종시로 바뀌기 전 그곳에서 토박이로 살아오며 터득한 인심이어서 정겹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세종시에는 없는 게 많다는 것이 흠입니다.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차라리 있는 걸 꼽아보는 게 더 나을 정도입니다. 세종청사의 예만 해도 넓은 곳에 편의점은 4동 건물에만 한 곳이 있습니다. 6동에서 매점을 다녀오려면 건물마다 연결된 구름다리를 몇차례씩 건너야 하는데, 먼 곳에서는 왕복 30분 이상이 훌쩍 더 걸립니다. 불편함이 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세종시에 없는 것을 하나씩 채워가는 주체는 현지인이 아닌 외부인이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중심은 세종청사에 입주했고, 입주할 공무원들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들 공무원은 지금 새 정부에서 조직을 끌어안을 장관과 차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문을 열었지만 실질적으로 세종청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여는 것은 이번에 임명된 장·차관들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국정 업무도 잘집행해야 하지만 이들은 세종시 시민으로서, 세종시만의 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공무원들이 빨리 내려올 것 같지는 않아 보이는 것이 한계입니다. 차례차례 정부조직이 세종시로 건너가겠지만 통째로 보금자리를 옮겨가는 이들은 아직 많지 않아서입니다. 투박한 현지인들과 어울려가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면 세종특별자치시는 좀더 세련된 도시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