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윤 코스콤 팀장, 속도 100배 'K프론트' 개발..'초당 2만건' 주문시대 열렸다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수천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초당 200~400건의 주문을 처리하던 수준에서 초당 2만건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100배 이상 '레벨업' 했습니다."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 정보기술(IT) 분야의 최대 이슈는 '속도'다. 주문에서 체결까지 '100만분의 1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코스콤이 최근 이 '속도 전쟁'에서 경쟁력을 키워줄 '신무기' 개발에 성공했다. 증권사 법인영업 및 상품매매용 주문처리시스템(OMS) 'K프론트'가 그 주인공이다. K프론트 개발의 선봉에는 박병윤 금융솔루션부 증권솔루션팀장(사진)이 있다.
박 팀장은 1991년 코스콤에 입사해 올해로 22년째 금융투자업계 거래의 기본이 되는 IT프로그램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IT 스페셜리스트'다. 그러나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하나 완성하고 나면 몇 년은 훌쩍 지나있어 입사 후 강산이 두 번 이상 바뀌었다는 사실이 잘 실감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K프론트 개발에 '올인'하다 보니 1년이 금세 갔다.
K프론트의 주문처리 속도는 기존 주문처리시스템에 비해 100배 이상 향상됐다.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의 체결속도를 마이크로세컨드(100만분의 1초) 단위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K프론트의 주문처리 속도는 최고 50마이크로세컨드 수준까지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K프론트를 이용하는 증권사들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다양한 주문유형에 보다 빠른 속도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박 팀장을 비롯한 팀원 10명은 지난 1년간 새벽 귀가를 마다하지 않은 채 '파일럿(시험제작) 프로그램'을 수천 번 수정·보완했다. 박 팀장은 "팀원들에게 미션을 하나씩 부여하면 그게 해결될 때까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몰두하는 모습에 놀랐다"며 "문제가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느끼는 성취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세컨드 단위의 주문처리 영역 진입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다른 구간이나 대상에도 한 단계 발전된 성과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월급쟁이'는 적성에 맞지 않아 늘 '새로운 것', '또 다른 것'을 생각해야 하는 지금의 일이 마음에 쏙 든다는 박 팀장은 이미 K프론트 다음 '무기' 개발을 구상 중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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