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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조국 찾아온 쿠바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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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임천택 선생 4세 손 아자리아 임씨, 한남대 린튼글로벌칼리지 입학…“한국문화전도사가 꿈”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조국 찾아온 쿠바 아가씨 아자리아 임씨가 쿠바 한인역사 책을 보여주며 증조할아버지 고 임천택 선생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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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3.1절을 앞두고 독립운동가였던 할아버지 조국을 찾아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한인 4세가 있어 화제다.

3월4일 대전 한남대(총장 김형태) 린튼글로벌칼리지(LCG)에 입학하는 쿠바의 아자리아 임(Azaria Lim·20)씨가 주인공.


임씨는 “할아버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대한민국 땅을 밟고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며 “앞으로 4년간 한국의 경제, 문화, 과학 등 놀라운 발전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독립운동가의 피가 흐르는 후예답게 임씨의 야무진 눈망울은 남다르다.

그녀의 증조부는 일제강점기 때 쿠바이주 1세대로 이역만리 타국에서 독립운동단체인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를 만들어 민족혼을 일깨우고 김구 선생을 도와 항일운동을 펼친 독립운동가 故 임천택(林千擇 1903~1988년) 선생이다.


우리 정부는 쿠바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애국정신을 높이 기려 1997년 사회주의국적(적성국)으론 처음 건국훈장애국장을 추서하고 그의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임천택 선생의 독립운동은 백범 김구선생 일지에 기록돼 있으며, 그의 애국충정은 국내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임씨가 한국에 유학을 오기까지는 정명기 한남대 교수(중국통상학과)와의 만남이 계기가 됐다.


2011년 쿠바를 찾은 정 교수가 현지교포인 제자로부터 애국지사 임천택 선생 가문 후손에 관한 얘기를 듣고 임씨의 유학을 돕게 됐다.


1년여의 준비 끝에 2013학년 수시모집 외국인전형으로 한남대에 합격한 임씨가 우리나라 땅을 밟게 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사회주의국가인 쿠바에서 대한민국에 유학을 온다는 자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몇 달에 걸친 서류증명과 까다로운 심사 끝에 두 나라 정부가 증조부의 여러 공적을 인정, 한국유학을 허가했고 임씨는 쿠바한인협회 도움으로 기본적인 한글을 익힐 수 있었다.


졸업 후 한국기업에서 일하는 게 꿈이라는 임씨는 “요즘 쿠바 젊은이들 사이에선 가수 ‘싸이’ 열풍이 대단하다. 한국문화가 세계적 흐름으로 앞서 간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열심히 공부해 쿠바에 가면 한국문화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6일 입국한 임씨는 한남대 영어전용 특성화 단과대학인 린튼글로벌칼리지(Linton Global College)에서 글로벌커뮤니케이션(Global Communication)분야를 전공할 예정이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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