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기준 세계 5위 방산업체...각종 레이더와 정밀유도폭탄도 만들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IDEX)에서 방산업계의 귀가 솔깃한 보도가 나왔다.
GPS로 유도되는 155mm 정밀유도폭탄 ‘엑스칼리버’의 초도 생산 계약이 이뤄졌다는 게 내용이었다. 35km의 날아가더라도 목표물에서 6m 이내로 떨어질 만큼 정밀도가 높은 이 포탄이 생산되면 포병은 그동안처럼 많이 쏠 필요도 없이 몇 발만 쏴도 목표물을 파괴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물류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미 해병 11연대 2대대 골프 포대는 아프가니스탄의 전진작전기지에서 M777견인 곡사포로 M982 엑스칼리버탄을 발사해 36km 밖 헬문드 지역 반군들을 정확히 타격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미 육군과 5660만 달러 규모의 초도소량생산(LRIP)계약을 체결한 업체는 걸프전 당시 명성을 날린 패트리어트 미사일 생산업체로 널리 알려진 레이시언(Raytheon)이다.
레이시언의 매출 규모에 비하면 이는 새발의 피 수준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100대 방산업체를 발표하고 레이시언을 5위 업체로 선정했다. 2011년도 무기 판매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레이시언은 전년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
2011년도 무기 판매액은 224억7000만 달러로 2010년 229억8000만 달러보다 조금 늘어났다.총매출액은 248억5700만 달러로 무기 판매 비중이 전체의 90%에 이르는 방산 전문기업이다.
방산매출 비중이 높아 레이시언이 미국 정부의 국방지출 삭감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지만 속을 본다면 꼭 그렇게 장담하기도 어렵다.
레이시언의 미사일시스템과 우수항공시스템 등이 미군에 없어서는 안될 물건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시스템은 미 공군과 해군,육군용 미사일은 거의 전부를 생산한다. 함대공 미사일로는 한국 해군도 장비하고 있는 스탠더드-2(SM-2),스탠더드-3(SM-3),스탠더드-6(SM-6)를 생산한다. 또 공대공 미사일로는 단거리 AIM-9M 사이더와인더,AIM-9X 사이더와인더,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암람을 생산한다.
공대지 미사일로는 기갑부대와 방공망,함정 등의 공격용으로 마베릭을 생산한다.마베릭은 F-16과 아파치 헬기 등 25개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으며 현재까지 6만9000여발이 생산돼 6000여발이 전투에서 쓰여 93%의 명중률을 보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간판급 무기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전세계 순항미사일의 대명사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연합군이 이라크를 공격한 1차 걸프전 ‘사막의 폭풍’작전 당시 처음 등장해 290여발이 발사돼 약 85%의 파괴율을 보여 명성을 떨쳤다. 또 2011년 리비아에 대한 공격인 ‘오디세이의 새벽’ 작전에서는 2000번째 토마호크가 발사됐다. 또 이 작전에서는 90여발이 잠수함에서 발사됐다.
1983년 처음 실전배치된 토마호크는 함정과 항공기,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으며, GPS비행과 위성 데이터 링크를 장비하고 시속 880km의 속도로 1250~2500km의 거리에 있는 고정 및 이동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탄두는 450kg급 재래식 탄두나 200kt급 W80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미사일이다.
레이시언은 지난해 12월 2억5460만 달러 규모의 토마호크 블록 4 미사일 생산 계약을 미 해군과 체결했다.
또 레이저유도폭탄 ‘페이브웨이’과 폭풍우나 전장의 먼지와 파편을 뚫고 고정 및 이동표적을 파괴할 수 있는 소구경폭탄(SDB2)을 생산한다.이 폭탄은 무게는 가볍지만 3가지 형태의 시커(seeker)와 반능동 레이저 센서 등을 사용하고 투하시 비행날개가 펴져 45마일 이상을 비행해 장갑 표적을 정확히 파괴한다.F-15E는 무려 28발을 장착할 수 있다.
육상 전투용으로는 155mm 곡사포용 엑스칼리버탄을 BAE보포스사와 공동 생산중이며,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자벨린을 록히드마틴과 합작한 자벨린조인트벤처가 생산하고 있다.
또 한국에도 대량 보급된 차량탑재 토우 대전차 미사일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러시아 헬기 격추의 선봉장이 된 견착식 지대공미사일 스팅어도 생산한다.
해상 전투와 대함 유도탄 최후 방어용 무기인 구경 20mm 6연장포인 근접방어무기 페일랭스(Phalanx), 단거리 대공미사일(RAM),이 둘을 통합시켜 미사일과 항공기의 시스키밍 등에 대응하는 미사일방어체계 시램(Searam), 대함미사일 방어 함대공 미사일인 개량형 시스패로우미사일(ESSM)을 생산한다.
레이시어의 우주항공사업 분야는 레이시언의 전문부야인 레이더를 생산한다. 공대공 및 공대지 교전능력을 갖춘 AN/APG 70,능동전자주사(AESA)기술과 이를 활용해 미 해군의 F/A-18호넷 전투기에 상황인지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AN/APG 79 ASEA레이더,미사일 경보시스템 등을 생산한다.
레이시언은 훗날 MIT학장이 된 배너바 부시와 과학자 찰스 스미스, 엔지니어 로런스 마샬이 1922년 7월7일 매자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에 ‘아메리칸 어플라이언스’라는 이름으로 세운 전기제품 회사로 출발했다.초기에는 전기부품을 세우다 2차 대전 기간중 미군과 연합군이 레이더에 사용한 전자관의 80%를 공급하면서 방위산업 분야에 진출했다.1959년 회사이름을 레이시언으로 바꾸었다.훗날 전자레이인지를 개발해 명성을 날렸다.
또 50년대와 60년대에는 스패로우와 호크 등 유도미사일로 명성을 쌓았다.
현재 회장겸 최고경영자(CEO)는 1972년 입사해 40년간 근무하면서 주요 요직을 모두 거친 윌리엄 스완슨이 맡고 있다. 2012년 매출은 240억 달러,종업원은 6만8000명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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