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가를 위한 토대가 마련됨에 따라 일본의 교섭 참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요미우리신문 등 유력매체들은 24일 아베 신조 총리가 조만간 TPPA 참가를 발표한 뒤 오는 6월 이후 교섭에 참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닛케이는 아베 총리가 28일 예정된 중참의원 시정방침 연설에서 교섭 참가를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미일 양국이 쌀과 자동차 등 민감한 품목은 당장 관세를 철폐하지 않고 협상을 거쳐 결정한다는데 동의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대 지지층인 농가의 반발을 줄일 수 있고, 미국은 일본의 교섭 참가를 요구해온 만큼 양측의 입장이 모두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도 TPPA 교섭 참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TPPA 참가로 3조엔 이상(35조원 상당) 이상 농업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쌀과 밀 등 채소와 과수 농가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그동안 일본의 TPPA 참가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민간품목에 대한 관세철폐 예외를 허용하기로 하는 등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양국동맹의 강화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교섭 참가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최근 자유무역 관련 협정 추세를 볼 때 관세 철폐를 허용하더도 일부 품목에만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9000개에 이르는 무역품목 중 450개 정도만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쌀과 사탕수수, 버터 등 관세 절벽으로 보호한 일부 품목만 해당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미국이 일본에 양보를 요구해 온 보험도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양국의 현안 사항의 하나로 거론된 만큼 향후 보험 개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애니메이션을 필두로 한 문화 콘텐츠가 강한 일본 입장에서 지적재산권 보호를 둘러싼 협상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해적판이나 모조품을 전면 금지하길 원하는 일본과 개발도상국들 사이의 협상은 난항을 겪을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또 투자자ㆍ국가소송제(ISD)를 협정에 포함할지 여부도 일본은 찬성하지만 호주를 포함한 일부 국가가 반대하고 있어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예상했다. 작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기 앞서 한국 안에서도 ISD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결국 협정에 포함됐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