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고가월세 ‘주춤’하는 사이.. 매매가도 3.3㎡당 3500만원까지 치솟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역 인근에 월세 1000만원짜리 주상복합이 등장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나 삼성동 아이파크가 위치한 강남권에서도 보기 힘든 시세다. 3.3㎡당 매매가도 2360만~3500만원으로 강남3구 주상복합 평균값인 2335만원을 웃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서울 동자동 ‘아스테리움 서울’에 월세 1000만원짜리 매물이 나왔다. 당초 이곳은 지난해부터 외국계 바이어를 위한 고급 게스트하우스로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고급 주상복합단지인데다 서울 중심인 용산에 위치, 지방과 공항으로 이동까지 수월해서다. 입주 전부터 전월세 거래값이 형성됐던 이유다.
전세의 경우 159㎡는 5억~5억5000만원, 월세는 면적과 보증금 유무에 따라 350만원대부터 형성됐다. 입주를 앞둔 지난해 말부터는 월세도 크게 올랐다. 149㎡는 월 500만원, 펜트하우스인 181㎡는 700만~800만원 수준에 육박했다. 특히 208㎡는 월 1000만원의 임대료를 찍었다. 인근 N공인 대표는 “180㎡가 넘는 물량은 이미 최저 600만원의 가격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여의도나 광화문, 강남으로 이동하기도 수월해 이동이 잦은 외국인들의 수요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잔여분 20여가구가 남았다. 사정상 입주가 불가능한 물건이 대부분으로 128㎡는 10억8000만~11억2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비해 고가월세 진원지인 강남권은 다소 주춤하는 분위기다. 한때 월세 900만원에 육박하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199㎡)’는 지난해 7월 47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최고 800만원대 ‘동양파라곤(228㎡)’, 700만원대 반포동 ‘반포자이(245㎡)’, 600만원대 한남동 ‘현대하이페리온(204㎡)’ 등도 최소 200만원 이상씩 떨어졌다. 보증금에 따른 임대료 조정도 있지만 공실을 우려한 집주인들의 전략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좀처럼 경기를 타지 않던 아파트들도 최근에는 가격선이 무너지고 있다. 개포동 ‘현대1차(95㎡)’는 지난달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80만원으로 계약돼 300만원을 받던 전성기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도 59~84㎡대가 보증금에 따라 120만~260만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때 350만원을 훌쩍 넘기던 시절과 차이가 크다. 도곡동을 대표하는 고가 아파트 ‘도곡렉슬’ 역시 마찬가지다. 84㎡가 보증금 5000만~1억원, 월세 270만~310만원으로 직전 거래와 비교해 보증금 변동없이 월세만 100만원 내려갔다. 초고가 주상복합으로 유명한 타워팰리스 역시 1~2차 모두 가격이 조정됐다. 121㎡가 1억원에 420만원, 115㎡가 1억원에 400만원이다.
래미안퍼스티지와 함께 강남권 고가 아파트 단지로 이름을 올린 ‘반포 자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2011년 2월 보증금 1억원에 월 480만원을 받던 132㎡가 보증금 2억~3억원, 월세 200만~300만원으로 조정됐다. 계약 때마다 월세가 올라가는 탓에 기존 수요층이 빠져 최근에는 보증금과 임대료가 다소 조정됐다는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새로운 고가월세 단지로 새롭게 이름을 날리는 곳도 등장하고 있다.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와 삼성래미안2차가 대표적이다. 롯데캐슬프레미어 176㎡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500만원으로 지난달 거래가 이뤄졌고 지난해 상반기까지 190만~300만원의 월 임대료를 받던 삼성래미안2차는 일부 평형대에서 500만원을 넘겼다. 삼성동 M공인 대표는 “거래된 가격만 500만원으로 보증금에 따라서 일부 700만원까지 물건이 나오고 있다”며 “500만원이 넘어가는 물건은 외국인만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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