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유재호 애널 보고서 "기준금리 인하 주장 강화될 것"
우리 박종언 최동철 애널 "금리 인하론자 단정 어렵다" 반박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재정기획부 장관 후보자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은 키움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정책 방향 전망에 대해 정면으로 맞붙어 눈길을 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8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중에서는 이례적으로 현 후보자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유 애널리스트는 현 후보자가 원장으로 재직중이던 2012년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경제전망 보고서 내용중 통화정책과 관련해 “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하여 경기부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목적으로 경기부진 완충 목적 외에 “대내외 금리차를 축소시킴으로써 급격한 자분유입 가능성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내용을 인용했다.
또한 KDI가 발간한 2011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도 금리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저금리의 부작용에 대해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유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조정에 적극적이었고 잠재성장률 제고에 관심이 많았던 KDI 원장 출신의 현 후보자가 내정돼 채권시장내 기준금리 인하 주장은 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다음날 박종언·최동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현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 “'KDI 보고서 = 현오석 내정자의 생각'이라고 보기는 힘들어”라는 첫 문단 제목으로 키움증권의 분석을 대놓고 반박했다.
키움증권의 보고서가 A4 용지 1장 분량에 불과한 반면 우리투자증권의 보고서는 4페이지에 달했다. 박·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과거 현 후보자의 발언을 살펴보면 '기준금리 인하론자'라고 단정짓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성장률은 올릴 수 있어도 물가는 한번 오르면 잡기 힘들다.
한은이 물가억제 의지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는 지난해 5월 현 후보자가 한 언론과의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그 예로 들었다.
현 후보자가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고교 및 대학교, 유펜 박사학위까지도 후배인 점등을 들어 “현 후보자가 그동안의 한은 입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금리인하를 강권할만한 입장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정책공조 차원에서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지금은 박근혜 정부와 현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한은에 금리인하를 압박할 만큼 긴급한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유 애널리스트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내정된 조원동 조세연구원장에 대한 평가 보고서 서두에 우리투자증권 보고서 내용을 다분히 의식한 듯한 글을 올렸다.
그는 “현 부총리 내정 때, KDI보고서가 현 원장 개인 생각이 아니며, 평소 소신이 새 직책에서도 유지되느냐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었다. 일정부분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확신이 없다 해서 아예 파악하지 않으면 정책 방향을 예측하기는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분석과 관찰, 평가에 있어 완전무결함만 추구하기보다는, 오류의 소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을 위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내용의 보고서가 넘치는 상황에서 같은 사안에 다른 의견을 제시한 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논쟁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는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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