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힐링캠프'에서 네일미용업 신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저희 같은 작은 네일업체들에게 신경 써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80%는 해결된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요. 너무 감사합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차정귀 C&K 아카데미 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기어이 또 울음을 터뜨렸다.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함께 개최한 '손톱 밑 가시 힐링캠프'에서 네일업계의 숙원인 '네일 미용업 신설'이 성사되자 기쁨의 눈물을 흘린 것.
한국네일미용사회 부회장 자격으로 참가한 차 원장은 "중소기업들이 제기한 애로가 많아서 규모가 작은 네일업종의 애로사항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개선대책 책자 맨 윗줄에 네일업종 신설 내용이 나온 것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현재 네일업체 종사자들은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이 영업을 할 수 있다. 미용사 자격시험 내용이 네일 미용과 관련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기준이 세분화되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는 것. 미국이 ▲미용사 전반 ▲피부미용사 ▲헤어디자이너 ▲손발톱미용사 등으로 업종을 구분해 관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래서 네일업·메이크업 종사자 중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4%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네일샵이 단속에 떠는 이유다. 차 원장은 "법 개정이 결정된 지금도 여전히 네일샵 단속이 진행되고 있다"며 "새 법이 시행될 때까지만 단속이 들어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인수위와 중기중앙회가 개최한 힐링캠프에는 차 사장처럼 '사연'을 가진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많았다. 한 관계자가 발언을 마치면 숨돌릴 틈도 없이 마이크가 다음 사람에게로 넘어갔다. 간담회장 양쪽에 마련한 12개 손톱 밑 가시 부스에도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다.
대전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사업을 진행 중인 한 기업인은 "2003년 이전에는 플라스틱 원자재업체인 대기업에서 폐기물에 대해 매출액의 0.7%를 냈지만 현재는 제조업체나 사용자가 부담하고 있는데 최근 5년 새 20배로 훌쩍 뛰어 부담이 적지 않다"며 "부과율을 낮춰주거나 면제금액 수준을 높여 달라"고 말했다.
박민숙 한국화원협회장은 "연간 화환소비의 60-70%는 재사용"이라며 "재사용을 막기 위해선 사용된 꽃이 어떤 폐기물에 속하는지 법적 기준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는 이같은 애로사항 청취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손톱 밑 가시 힐링센터'를 중앙회 12개 지역본부와 6개 지부에 설치할 계획이다.
인수위도 이번 행사를 정례화할 방침이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중산층 70%를 복원하는 데 핵심은 우리 중소기업이 얼마나 잘 되느냐에 있다"며 "이 행사를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앞으로 5년 동안 이런 관행을 제도화시켜서 끝없이 추적, 손톱 밑 가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수위는 지난달 24일 열린 손톱 밑 가시 간담회에서 제시된 299건의 건의에 대한 94개의 개선안을 이날 마련했으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 등이 필요한 146건에 대해서는 추후 검토·협의를 거쳐 추진할 계획이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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