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기 예방 정비 집중 시기와 초여름 겹쳐
"주간 예고제, 수요 관리 현장 활동 강화할 것"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올해 5월 심각한 전력난을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짜 위기는 그 때입니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5월 전력 위기설'을 거론했다. 발전기 예방 정비가 5월에 집중돼 있어 전력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란 판단이다.
19일 전력 당국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3~6월 전력 수급 전망'을 파악하고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이 제공한 보고서를 보면 발전기 오버홀(overhaulㆍ기계나 엔진 등을 분해해 점검하고 정비하는 일)과 전력 수요 증가로 5월 전력 보릿고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수급 불안은 3월 셋째 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현재 500만kW 수준인 발전기 예방 정비량이 3월 말부터 1000만kW를 넘어설 예정이며 5월 셋째 주에는 1500만kW 이상으로 치솟아 연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5월 내내 전력 공급 능력은 7000만kW대를 하회하고, 특히 셋째 주에는 6750만kW로 떨어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 사장은 최근 만난 자리에서 "100만kW급 발전기 16기가 한꺼번에 정비를 실시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다는 얘기"라면서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둔 5월에 계획 예방 정비가 몰려 있어 전력 수급 상황이 매우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어 "예방 정비를 안 할수도 없는 일"이라며 "과거 9ㆍ15 정전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없지만 자칫 국민들이 방심할 수 있는 전력 비수기에도 절전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전은 4~6월 예비 전력이 500만kW를 밑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력 보릿고개가 될 5월 셋째 주에는 예비 전력이 300만kW 미만으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력 경보 '주의'가 발령될 수 있는 상황이다.
5월 하순 이후 발전기 예방 정비는 점차 감소하겠지만 전력 수요는 냉방 부하 증가로 다시 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한전은 최대 전력량이 5월 셋째 주 6500만kW대까지 감소한 이후 6월 들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 3주 대비 6월 넷째 주 전력 수요 증가량은 500만kW에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전 관계자는 "주간 예고제를 강화하고 이달부터 긴급 절전 약정 고객을 대상으로 수요 관리 현장 활동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발전기 예방 정비 일정도 정부와 협의 아래 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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