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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원高에도 웃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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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당시 환율로 대금 계산 계약
日·유럽화폐 강세가 오히려 기회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수출기업에 달갑잖은 원화강세(환율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사업 비중이 부쩍 높아진 건설업체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078.30원(15일 종가 기준)을 기록하며 나흘연속 하락했다.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가들이 원화를 사들인데 따른 결과다. 그만큼 시장참여자들이 환율 하락 기조에 공감한다는 의미다. 지난 1년동안 달러대비 원화환율은 100원 넘게 떨어졌다. 실제로 지난 5월24일 환율 종가는 1184원을 찍기도 했다.

원화강세는 달러로 받게 되는 해외공사 수주 환전금액이 줄어드는 요인이 되는데다 해외 공사입찰 때 가격경쟁력 저하로 연결된다. 특히 올해 건설사 '빅5'의 해외사업 비중이 60~7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원화강세에 따른 실적 저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환율 리스크를 헷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확보, 영향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 해외공사 수주계약을 맺을 때 선물환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선물환계약은 미래 환율을 현재 시점에서 확정지어놓는 것으로 해외 건설수주의 경우 공사대금을 인도받는 날짜의 환율을 수주 시점 다시 환율로 계산하기 때문에 변동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는다.


이광수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건설사가 수주한 해외공사의 80% 정도는 선물환계약을 맺어 환율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헷지한다"며 "다만 재무제표 상에 수주실적은 환율 변동분을 적용해 환율하락에 따른 매출액 감소로 이어지지만, 그 만큼 환이익이 따로 계상돼 실질적인 손실은 없다"고 말했다.


예컨대 모 건설사가 1억달러 규모의 해외공사를 수주한 시점의 환율이 1100원이었데 공사대금을 받는 당시에 1000원이 됐다면 매출액은 11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감소하고, 그 만큼 환이익은 1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장부에 기록되는 것이다.


엔화, 유로화 강세로 인한 수주경쟁력 저하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주요 지역에서 공사 입찰 경쟁 때 외국화폐가 강세를 보일수록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사를 위한 건축기자재를 구입할 때 보다 싼 가격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가격경쟁력은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플랜트 관련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건축기자재 상당 부분을 일본이나 유럽에서 구입하게 되는데 해당 지역 화폐 강세로 오히려 덕을 보고 있다"며 "그에 따라 입찰 금액을 낮출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최근 환율 변동은 오히려 실 보다 득이 많다"고 말했다.


업종별 환율 상관관계를 들여다봐도 건설업은 비교적 둔감한 섹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지난 2010년 이후 원ㆍ달러 환율 변동성과 유가증권시장 업종별 수익률 변동성을 분석한 결과, 운송과 철강이 상관계수 0.65로 가장 높았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환율 변동성과 수익률 변동성의 상관관계가 크다는 의미다.
기계와 은행이 각각 0.59와 0.56으로 뒤를 이었고, 건설 상관계수는 0.37로 코스피 평균 상관계수 0.44를 밑돌았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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