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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경기부양에 소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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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공식적인 지표 등을 보면 중국의 재정 상황은 부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라들에 비해 안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겉보기와 달리 좋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의 재정적자나 정부 부채는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경제권에 비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여력이 있는만큼 세금 감면이나 정부 지출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WSJ는 중국의 재정상황이 외부에서 보는 것만큼 건강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부채에는 지방정부 부채, 은행권의 잠재적 부실, 고령화에 따른 미래 비용 등이 감안되지 않았다. 즉, 중국 지도자들이 세금 감면이나 재정 지출 증대라는 방안을 꺼내들고 싶어도, 중국 정부의 실제 여력은 이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판지안핑 중국 국가정보중심 경제예측부장은 "지난해에 비해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의 재정정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 범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재정정책 방향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의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목표치 1.5%에 비해 늘어난 수준이지만, 미국의 8.5%나 인도의 9.5%에 비해서는 한참 낮은 수준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왕친웨이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예산은 사회적 수요와 성장 잠재력 등에 기초했을 때 유달리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수의 대부분은 중앙정부가 거두고, 이중 일부를 지방정부에 배분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신 지방정부는 토지 판매 등을 통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는 국영은행 등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만약 지방정부가 이를 갚지 못할 경우 중앙정부가 빚을 떠앉게 되는 식이다. 더욱이 중국 중앙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토지 판매도 부진함에 따라 토지 판매에 따른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방정부는 세수가 완만한 속도로 늘고 있어 만성적인 세수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빈부격차 해결 및 도시화 등에 나서야 하는 지방정부로서는 재정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중국의 공식적인 국가부채는 GDP 대비 22%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의 결과일 뿐 지방정부 부채 등을 합산하면 더욱 커진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중국의 GDP 대비 부채가 5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중앙정부의 부채에, 정부정책은행, 철도 건설에 따른 부채 등을 합할 경우 이 정도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65%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GDP 대비 65%는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부채 74%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율적인 재정정책을 펼치기 어렵게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1자녀 정책을 채택한 이후 노동인구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것은 중국 경제의 상황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뜻한다. 즉, 전체 인구 가운데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게 됨을 뜻하는데, 이는 중국 정부의 재정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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