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장관 등 내정자 9명중 5명이 기독교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기독교 인사를 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일과 13일 이뤄진 차기정부의 1,2차 인선에서 내정된 9명의 인사들 가운데 모두 5명이 기독교인이다.
1차 인선에서 발표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청와대 경호실장 내정자 등 3명은 모두 기독교인이다. 정홍원 총리후보자는 교회 집사로 활동하며, 일요일에는 교회에서 종일 지낼 정도로 신앙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차 인선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황교안 변호사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후보자도 교회에 다닌다. 특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후보자는 야간 신학교를 다니면서 교회 전도사 자격도 얻은 독실한 크리스찬이다. 1998년에는 '종교 활동과 분쟁의 법률 지식'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고, 서울지검 부장검사 시절에는 검찰청 내 기독교인 모임인 검찰신우회장으로도 활동했다.
내각과 청와대 인물 이외에도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역시 기독교인이다.
박 당선인은 특정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 오히려 기독교와 불교, 천주교 등 모든 종교에 관심을 갖고 행사에 참석해 '기불천교'를 믿는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이 기독교인을 중용하기 보다는 일반적으로 박 당선인이 선호하는 인사들의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언행이 가볍지 않고, 차분하면서 박 당선인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인선을 진행한 결과 다른 종교에 비해 기독교인이 다수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특정 종교에 편향된 인사가 자칫 박 당선인의 국정운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가 다녔던 교회인 소망교회 인사를 다수 발탁하면서 '고소영 인사'라는 비난을 받았던 것처럼 특정 종교에만 집중된 인선은 여론의 질타는 물론 종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된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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