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넘겨진 지인 양형 낮추려 엉뚱한 사람 이용해 마약 밀수 뒤 허위제보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진)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혐의로 정모(51)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필로폰 1.3g을 지난해 12월 필리핀에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정씨는 허위 제보를 이용해 지인의 형사처벌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이 같은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의 지인 장모씨는 지난해 8월 필로폰 거래 및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엉뚱한 사람을 끌어 들여 마약 밀거래 정황을 만들어 낸 뒤 이를 제보한 것이 장씨의 공적인 것처럼 꾸며 양형을 낮추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던지기’ 수법이다.
정씨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에 살고 있는 마약상 이모씨와 함께 수차례 서울중앙지검 마약수사과에 제보에 나섰지만 수사관들이 이를 믿지 않는 등 접수가 거부됐다. 선고 기일이 다가오자 장씨도 정씨 일행을 재촉하고 나섰다.
이에 정씨는 지난해 12월 이씨를 통해 “중고 골프채 카탈로그를 보내주겠다”며 사정을 모르는 김모씨에게 필로폰을 숨긴 서류철을 소포로 보낸 뒤, “소포를 보낸 사람이 필리핀 내에서 마약에 손댄다는 소문이 난 사람”이라며 검찰에 제보했다.
검찰은 정씨가 마약상과 짜고 필로폰을 밀수하면서 자신이 우연히 알게 된 밀수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것처럼 꾸몄다고 설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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