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내일 1차 발표에선 누구가 포함되나?(기자)
"내일 오전 10시에 1차 발표 있을 예정이라고만 말씀드리겠다."(윤창중 인수위 대변인ㆍ이하 윤)
- 발표는 누가 하나?
"내일 1차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만..."(윤)
- 숙고를 끝냈는데 오늘이 아니라 왜 내일 발표하나?
"내일로 미루는게 아니라 내일 10시로 예정하는 거다."(윤)
....기자들 웃음(어이없어서)....
7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벌어진 풍경이다. 시작부터 밀봉, 불통 방침을 고수해 온 인수위가 국무총리ㆍ장관ㆍ청와대 등 주요 인선 과정에서 끝까지 '깜깜이'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설 연휴 시작 직전이라는 발표 시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내일(8일) 오전 열시에 주요 인선을 1차 발표하고 설 연휴 끝난 이후에 2차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는 사실만 밝혔을 뿐 주요 사항에 대해 모두 함구했다.
윤 대변인은 내일 1차 인선 발표 대상에 총리 또는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ㆍ수석비서관 등 누가 포함될 지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 김 전 총리 후보자 지명 발표 때처럼 박근혜 당선인이 직접 나설지 아니면 인수위원장이 할 지에 대해서도 "내일 오전 10시에 1차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만..."이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윤 대변인은 또 총리 인사청문회 일정이 20일 이상 걸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2월25일 전까지 새 정부의 총리를 임명하기는 불가능해졌다는 객관적 사실 조차도 부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차질은 결코 빚어지지 않고 있고, 빚어질 가능성도 없다. 당초 저희들이 구상하는 일정 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결정됐다면 왜 굳이 오늘 발표하지 않고 내일 발표하느냐"는 물음에 윤 대변인이 "(내일 오전) 10시로 미룬 게 아니고 10시로 예정한 것이다. 발표자는 내일 발표하는 장면 보시면.."이라고 답변하자 기자들 사이에선 어이없어 하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윤 대변인은 또 공개적인 장소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서도 한 기자가 사진을 찍자 어느 회사 소속이냐고 물으면서 규칙을 위반했다고 항의를 하는 등 잠시 실랑이를 벌이기까지 했다.
이처럼 내용을 전혀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 시점도 설 연휴 직전이어서 언론의 사전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자들이 이에 대해 질문하자 윤 대변인은 "그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 인선과 검증 끝나서 내일 10시 발표하는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최근 인사청문회 제도에 대해 "신상털기가 지나치다"는 식으로 비판한 것을 반영해 언론들의 검증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 연휴 직전이라는 발표 시점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여전히 일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 인사에 대해선 사전에 검증이 어느정도 이뤄졌다는 사실만은 알 수 있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1차 발표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숙고가 끝난 것이고 설 연휴 이후 인선과 검증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는 대목에는 여러 가지 의미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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