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직후 장관 일괄지명 전망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늦어도 설 연휴 전에 새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및 새누리당 복수의 관계자는 6일 "주요 인선 가운데 적어도 총리 인선은 설 연휴 뒤로 미루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날 중에 총리 후보자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당선인 측 검증팀은 검찰과 국정원, 국세청 등 사정ㆍ정보 당국으로부터 한 두 명 이상의 인력을 파견받아 '그물망 검증'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팀은 서울 모처의 별도 사무실에 모여 작업을 해왔는데 이번 주초에 파견 인력 대부분이 각자의 소속 기관으로 복귀했다는 말도 나온다. 검증이 마무리되고 발표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설 연휴 전에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고 연휴 기간을 '완충기'로 삼은 뒤 연휴 직후 총리 후보자의 제청을 통해 내각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취임까지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한꺼번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취임식(오는 25일)은 이날로 19일 남았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은 국회가 청문 대상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도록 정한다.
국회가 20일을 온전히 쓰면 박 당선인이 자신의 첫 번째 내각과 함께 취임하는 건 불가능해진다.
박 당선인 입장에서는 최대한 서둘러 총리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뒤 여당인 새누리당의 협조를 바탕으로 청문회에 들어가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총리 후보자 발표 뒤 장관 후보자를 띄엄띄엄 지명하면 국회가 청문회를 서두르려고 해도 절차상 그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국회와의 조율을 통해 청문회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경우 자칫 검증이 부실하게 이뤄질 우려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출범한 뒤 얘기치 않은 곳에서 뒤탈이 잇따를 수 있다. 총리 인선이 늦어진 게 박 당선인에게 이처럼 큰 부담을 지우고 있는 것이다.
박 당선인이 설 연휴 전에 총리 후보자를 발표하면, 설 연휴 기간은 박 당선인과 총리 후보자가 조각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시간이 된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낙마사태를 한 차례 겪은 터라 박 당선인이 또다시 깜짝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총리 인선과 이후의 조각 실무를 총괄 컨트롤하기 위해 청와대 초대 비서실장 인선이 선행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박 당선인은 그러나 원칙과 관례대로 총리 후보자를 먼저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무게를 빼고 총리와 내각 중심으로 국정을 이끌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구상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먼저 인선돼 새 정부 첫 진용을 갖추는 일을 진두지휘하는 건 박 당선인의 원칙과 어울리지 않는다.
총리 후보로는 조무제ㆍ안대희 전 대법관 등 법조계 출신의 덕망있는 인사들이 여전히 거명된다. 한광옥 인수위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점치는 목소리도 있다.
박 당선인과 검증팀은 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지를 후보자 선정의 제일 원칙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차례 '삐끗'한 뒤 능력과 자질, 대통령과의 호흡 등 인사의 고유 기준이 다소 무너져내린 것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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