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지난해 10대 그룹들이 당초 세웠던 투자 계획보다 실제 집행액은 크게 못 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그룹은 총 121조5140억원의 신규 투자를 계획했으나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를 억제하면서 실제 집행 금액은 5조3936억원 모자란 116조1204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SK·롯데·포스코·GS·한진·한화 등 7개 그룹이 계획보다 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LG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실제 집행액이 당초 계획보다 4000억원 많았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투자 계획과 실제 집행액이 같았다.
삼성그룹은 사상 최대인 47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1조원가량 줄었다.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설비 투자의 속도를 늦춘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그룹은 8조4000억원 중 7조2000억원을 집행했다. 철강산업이 극심한 불황을 겪은 데다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일부 투자를 올해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광양제철소 제4열연공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준공 시기가 2014년 10월로 9개월 늦어지면서 단계별 투자가 늦춰진 것이다.
그룹 총수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어수선한 한해를 보낸 SK·한화그룹도 투자 집행이 줄었다.
SK그룹은 17조6000억원 중 15조5000억, 한화그룹은 1조9000억원 중 1조5000억원만 집행했다. GS·롯데그룹도 각각 6000억원, 2300억원이 덜 집행됐다.
한진그룹 역시 해운업황 부진으로 선박 구입을 줄여 당초 계획 3조840억원 중 2636억원이 투자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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