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채권 등급 평가 문제 지적..몇몇 주 검찰도 소송 동참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법무부와 몇몇 주(州) 검찰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를 상대로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모기지채권 관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주 S&P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몇몇 주 검찰총장도 소송에 함께 참여할 계획이다.
이번 소송은 신용평가사가 2008년 금융위기를 부채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처음으로 연방정부 차원에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기 후 가장 광범위한 소송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법무부가 소송을 준비하는 것은 그동안 오랫동안 진행돼왔던 S&P와 법무부 간의 대화를 통한 해결 시도가 무산됐음을 의미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모기지 채권에 지나치게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해 위기를 확산시켰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은행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투자은행들이 만들어낸 모기지담보채권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 의회 산하 기관인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는 2년 전 신용평가사들이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법무부가 소송을 검토하고 있는 대상에서 다른 대형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피치는 빠졌다. S&P는 2011년 8월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박탈했고 이후 정부와 S&P가 날카롭게 대립한 바 있다.
S&P측은 상무부의 소송 움직임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며 법적인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S&P측은 우선 당시 자신들의 모기지 채권 신용등급 평가는 시장의 다른 참여자들과 같이 이뤄졌다는 중요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2007년에는 정부도 공식적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위험이 제한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신용평가사들과 마찬가지로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고 당시 정부도 위험이 크지 않다고 밝힌만큼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S&P측은 모기지 채권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미국 모기지 시장이 빠르게 약화돼는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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