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영규 기자]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이 지난 2010년 9월 사업장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해 직원 1명이 2주일 이상 병원치료를 받은 자료를 지난 4일 경기도의회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0년 불산누출 사실을 자료를 통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도의회 양근서 의원(민주통합당ㆍ안산6)은 5일 "어제 삼성전자로 부터 지난 2010년 9월13일 불산누출과 관련된 내부 사고경위 보고서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이 자료를 보면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불산이 누출될 경우 건강상, 환경상 상당한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에 무조건 신고를 하게 돼 있다"며 "그러나 삼성은 지난 2010년 직원 1명이 이미 병원에 입원해 2주 이상 치료를 받은 중대한 사고였는데도 불구하고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용과 관련해 엄연한 법률 위반"이라며 "경기도는 법을 위반한 만큼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해화학물질 등록 업무는 환경부가 경기도 등 광역자치단체에 이관한 업무다.
양 의원은 특히 "등록취소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당장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경우 2만4000명의 직원과 협력업체에 엄청난 파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5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이에 대한 대책을 묻는다.
한편, 양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받은 ‘삼성전자 화성공장 케미컬 배관사고 경위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9월13일 오전 10시 화성사업장 10라인에서 불산이 누출돼 작업자 1명이 부상을 당했다.
당시 협력업체 한양ENG 직원인 황 모씨가 불산공급 배관 기밀테스트를 위해 사전작업을 하던 중 밸브 너트를 해체하다 불산 공급관에 있던 불산이 누출됐다. 얼굴과 목 등 불산에 노출된 황 씨는 기흥 세미콘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다시 서울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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