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누리당 서울지역 의원-박당선인간 오찬에서 정부조직개편안 반발 터져나와..."문제없다"고 일축했지만 향후 국회 처리 과정 만만치 않을 듯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새누리당 서울지역 국회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일거에 진압했다. 외교통상부 출신 김종훈 의원이 박 당선인의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된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에 대해 문제제기하자 이를 일축한 것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에 만만찮게 퍼져 있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반대 분위기가 이날 김 의원의 이견 제기로 나타났으며, 그만큼 향후 국회 처리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장면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3일 새누리당 안팎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10여명의 서울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과 오찬을 했다.
이 자리는 박 당선인들이 대선에서의 노고를 위로하고 새정부 출범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화기애애하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김종훈 의원이 "통상 부문을 산업자원부에 넘기는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이견이 있다"며 발언을 하면서 순간 오찬 자리의 분위기가 냉각됐다.
김 의원은 "외교 분야에서 안보가 워낙 중요하니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 통상을 떼어내는 것 자체는 좋은데, 산업에 붙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의견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게 절실한데 그런 면에서 차라리 국무총리실에 붙이는 게 좋은 방안 같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평소 꼿꼿한 소신파로 유명하지만, 설마 당선 후 첫 대면 자리에서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펼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박 당선인의 표정도 약간 굳어지는 등 자리의 분위기가 순간 냉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같은 '반란'은 박 당선인에 의해 일거에 진압됐다. 박 당선인은 "현재 외교통상부에 있는 통상 기능이 산업자원부로 이관되더라도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부처 이기주의와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면 별로 문제가 안 될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마라"고 김 의원의 주장을 일축했다.
오찬엔 15명의 서울지역 의원 중 이재오 의원, 정두언 의원만 불참하고 정몽준 의원 등 나머지 13명이 참석했다.
최근 민감한 문제인 미국식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국무총리·청와대 인선 등은 일체 거론되지 않았으며, 토론 보다는 폭넓은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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