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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시설 유치해 ‘돈벼락’ 맞은 시골마을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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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라 ]
광주 북구 효령동 87가구, 영락공원 자발 유치해 이권사업 획득
마을 법인 순수익 연간 5억원 훌쩍…올 가구당 배당금 600만원
업체관리·인사·재정관리 등 집행부 권한 ‘신과 동급’…비리 온상


농사를 지으며 조용하고 소박하게 살아가던 한 시골마을이 혐오시설을 유치해 돈방석에 앉게 된 후 모략과 소송이 끊이질 않는 등 주민들 간에 반목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이 마을은 같은 성씨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사는 ‘집성촌’으로 주민들 모두가 한 가족이나 다름없었지만, 영락공원이 생긴 지 10여년 만에 이제는 남보다 못한 원수가 돼버렸다.


광주광역시 북구 효령동에 있는 신촌·종방·우복·하동 마을 등 4개 자연부락.

시가지에서 한참을 떨어진 이 시골마을은 행정구역상 광역시에 속하지만 겉보기에도 호젓한 농촌마을의 모습이다.


그러나 요즘 이 마을의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하다. 오는 5일 실시되는 효령영농조합법인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주민들간 지리한 파벌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났다하면 고성과 욕설은 기본, 폭력에 고소·고발로 경찰서를 왔다갔다하는 일은 거의 일상이 돼버린 지 오래다.


한때는 ‘형님,동생’하며 우애롭게 지내던 마을 주민들이 이처럼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계속하게 된 것은 2000년 마을에 화장 및 매장 시설인 영락공원이 들어서면서부터다.


화장·매장시설인 영락공원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누구나 반대하던 그때, 효령마을 주민들은 영락공원을 유치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나섰다.


광주시는 주민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매점 및 식당의 관리·운영 ▲봉안당에 필요한 유골함, 명패의 공급 판매 등 ▲자연장에 필요한 개인식별용 명패 및 생분해가 가능한 천연소재의 용기·마사토의 공급 판매 등의 사업권을 줬다.


당시 102가구의 마을주민들은 이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효령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현재는 사망 등으로 조합원 수가 줄어 87가구가 가입되어 있다.


효령영농조합법인은 광주·전남지역 최대의 화장시설에서 사용되는 물품의 판매권을 독점하고 영락공원 내 식당·매점 등을 운영하면서 날로 번창했다. 이에 따라 초창기 연간 300만원선에 머물던 가구당 배당금이 올해는 600만원 정도로 두배나 올랐다.


매월 50만원은 조용한 시골마을 어르신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 법인은 2000년부터 10년 단위로 영락공원 내 부대시설 운영권을 놓고 광주시와 재계약을 하긴 하지만 사실상 무기한이라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이 마을 주민들에게 영락공원 유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셈이다.


배당금은 약과다. 3년의 임기를 보장받는 집행부에게는 ‘대통령 부럽지 않은’ 막강한(?) 권력이 주어진다.


인사부터 재정관리, 납품업체 관리 및 판매까지 모든 살림을 대표이사와 총무, 영업이사, 식당담당이사 등 4명의 집행부가 도맡는다. 이들 4명의 월급을 합치면 1000만원 정도, 대표이사와 총무는 월·수·금 3일만 근무하기 때문에 따로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신의 직장’으로 꼽힌다.


4개 마을당 3명씩 총 12명의 이사와 감사 2명도 있지만, 형식적이어서 각 납품업체들로부터 받는 리베이트와 판매내역 장부 누락 등으로 만든 비자금 등까지 합치면 집행부의 비공식적인 이득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게 주민들의 이야기다.


이처럼 막강한 권력과 이득이 주어지는 집행부를 마을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역임하다보니 이들을 둘러싼 ‘말’들도 많다.


한 주민은 “집행부들이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았다느니, 주요 보직에 내연녀를 앉혀 놨다느니, 자기 말을 안 듣는 사람은 다 잘라낸다느니, 비리와 관련된 소문들이 끊이질 않는다”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설마’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선거철만 되면 서로 집행부를 하려는 통에 마을 분열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2년간 대표이사직을 연임한 3명(1명은 연임)은 횡령·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경찰서를 들락날락해왔으며 일부 조합원 및 업체 관계자들과의 치열한 법적다툼을 계속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선거때마다 싸우는 것도 지겹고, 집행부 비리도 더는 못 봐주겠다”면서 “조합원 대부분이 노인인 탓에 세월이 지날수록 조합원 수가 줄어 배당금도 훨씬 많아질텐데 분열이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이미 효령영농조합법인은 주민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집행부 몇몇의 부당이익을 위한 단체로 전락했다”면서 “이대로 두면 극심한 횡포에 주민도, 영락공원 이용객도 모두 피해를 입을 게 뻔하기 때문에 광주시나 광주도시공사에서 회계·운영 등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관리·감독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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