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후보 지명 닷새만에 전격 사퇴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주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후보 지명 이후 두 아들이 병역을 기피했다는 의심을 받고 부동산 투기꾼으로 몰리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결국 "저의 부덕의 소치로 국민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드리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도 누를 끼쳐드려 총리 후보자 직을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제기된 의혹에 대해 긍정이나 부정은 하지 않았지만 일단 후보 직을 던짐으로써 사태를 일단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논란은 후보 지명 직후부터 일기 시작했다. 김 후보자의 장남과 차남이 각각 체중미달과 통풍으로 병역면제 등급인 5급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터져나왔다. 장남 현중씨의 면제 당시 신장은 169㎝였는데 병역면제를 받기 위해서는 몸무게가 45㎏이 안 돼야 한다. 차남 범중씨의 면제 사유인 통풍은 주로 40대 이후 발생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주 들어서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거세게 제기됐다. 김 후보자와 그의 가족이 소유했거나 소유한 부동산이 10여 군데에 달하고 대부분 투기성이 짙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김 후보자는 두 아들 명의로 된 서초동 땅 및 건물에 대해 모친이 1975년 손자들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당시 소유자가 김 후보자였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편법증여, 세금 회피 및 탈루 등의 의혹도 꼬리를 물었다.
이러한 가운데 여야 모두가 김 후보자 지명에 대해 '잘못된 인사'라고 비판했다. 총리실 청문회 준비단에서조차 "부동산 거래로 거금을 벌었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다"며 "김 후보자가 자료를 통한 소명이 부족하면 국민에게 진솔한 사과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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