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감성을 담은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생산되는 사회에서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브랜드에 따뜻한 감성과 이야기가 담겨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최근 늘고 있는 자취생과 싱글족들을 타깃으로 지난해 '우리엄마 반찬 통조림'을 선보였다. 기존의 통조림들은 패키지 디자인으로 제품에 들어있는 내용물의 실사를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우리엄마 반찬 통조림은 이 같은 통념을 뒤집고 제품전면에 사랑을 주고 싶어하는 엄마와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의 모습을 등장시켰다. 차갑고 무미건조한 통조림의 이미지 대신 따스한 엄마의 얼굴을 담아 정성이 담긴 엄마표 반찬을 연상케 하였다. 통조림 성수기인 휴가철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5개월 만에 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원F&B의 장수음료인 '쿨피스'도 복고 열풍을 타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사로잡고 있다. 1980년 처음 선을 보인 쿨피스는 당시 국민음료로 불릴 만큼 전성기를 구가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복고 열풍으로 30∼40대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판매가 늘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장수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패턴도 매출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쿨피스 매출은 2011년 110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8% 증가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냉장 면요리 브랜드 '맛있는 세계의 건강면'을 론칭하고 2030세대를 대상으로 감성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맛있는 세계의 건강면의 패키지 디자인은 세계 유명 음식점을 방문해 창문을 통해 메뉴를 확인하는 듯한 레스토랑 윈도우 콘셉트다. 풀무원은 글로벌 마인드와 감성스토리를 접목시킨 이 제품이 젊은 세대들의 호기심과 입맛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고, 이색 릴레이 샘플링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2015년까지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백두산, 독도, 강강(江江) 등의 시리즈 광고와 캠페인을 통해 언제나 맑고 깨끗한 제품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만들며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 이와 함께 색소, 카페인, 인공향료를 넣지 않은 3무(無) 제품임을 적극 내세우며, 다국적음료기업의 공세 속에서도 2012년 매출이 전년보다 35%나 오르며, 소비자들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유기웅 샘표 마케팅팀 과장은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제품에 경험이나 추억을 연결시킨 감성과 스토리 개발이 중요하다"며 "급변하는 트렌드의 변화 속에서 맛과 품질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인 가치를 더해주는 제품들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