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한국 증시 부진의 배경에는 정보기술(IT)업종의 부진이 있다고 분석했다.
곽병렬 애널리스트는 22일 “뱅가드 이슈로 연초부터 한국증시의 외국인수급이 꼬인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를 외국인 수급의 전체인 것처럼 확대 해석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신흥시장(EM) 증시 외국인 수급의 큰 줄기는 글로벌신흥시장(GEM) 펀드인데, 주로 인덱스-ETF 추종형 성격을 지니고 있다. 뱅가드 펀드에 한국물이 포함된 EM펀드 설정규모는 71조원인데, 이러한 펀드를 모두 GEM라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더라도 GEM펀드 전체규모의 17%,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까지 포함한 전체 EM펀드 비중으로 환산하면 10%에만 속한 규모라는 것이다. 곽 애널리스트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규모지만 외국인 수급의 영향력은 전체를 다 대표할만 한 규모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인 수급에 대한 해답은 대만증시를 통해 몇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증시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0.33%로 코스피(KOSPI) 다음으로 부진하다.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으로 한국증시에서 빠져나가는 비중이 중국이나 대만증시의 비중확대로 옮겨가는 게 맞다. 대략적으로 대만이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효과는 EM비중 +2%포인트 정도로 알려졌다.
곽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연초이후 대만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338억원을 순매도 했다. 뱅가드 이슈로 인한 대만증시의 상대적인 외국인수급 개선은 거의 없었다”며 “이는 뱅가드 이슈로 전체를 해석한다는 것이 상당한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대만증시 모두 퍼포먼스가 안 좋고, 외국인수급도 둘 다 별로라는 점은 IT업종의 부진에서 찾는게 맞다고 본다”며 “연초 이후 코스피 IT업종지수는 4.14% 떨어져 코스피 전체 하락률 -0.51%보다 하락폭이 큰데, 대만 IT업종지수도 -0.43% 하락해 가권지수가 0.33% 오른 것을 놓고 본다면 둘다 지수대비 언더퍼폼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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