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종료… 민주 채택 거부로 헌재소장 공백 불가피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국회 인사청문특위는 22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2일차 인사청문회를 열어 주요 증인과 참고인을 출석시킨 가운데 특정업무경비 횡령 의혹 등에 대해 추가 검증했다.
이날 김혜영 헌법재판소 법원사무관등이 증인으로 참석해 이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재임 시절 가족 동반 해외출장 경위와 업무추진비 사용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진술했다. 또 김문현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심경수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형준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상권 덕성여대 사학과 교수 등이 참고인으로 나왔다.
최재천ㆍ박범계ㆍ박홍근 등 야당 위원들은 이 후보자가 매달 수표로 받은 특정업무경비를 개인 통장에 넣어 사적으로 썼다며 공금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의원은 31가지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배스킨라빈스31'을 빗대 이 후보자의 불법,도덕적 문제가 31가지가 넘는다며 '이도흡라빈스 31'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당초 청문회를 마치면 23일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하고 24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키로 했다.그러나 민주당이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고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해 임명동의안 처리도 미뤄지게 됐다. 국회법상 24일 본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전날까지 국회의장에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해야 하지만 무산됐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 후보자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검사를 하는 자리인데 우리는 공직후보자를 마치 범죄 피의자처럼 다루는 것 아니냐"며 "이 과정에서 인격 살인이 예사로 벌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도살장 비슷한 인상을 주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쌍용차 국정조사가 걸림돌 되고 있어서 지금 상황으로 24일 열기가 법률상 어려워졌다"면서 "전날 헌재소장 임기가 만료돼 업무공백 상태에 있어 하루라도 빨리 임명동의안이 처리되도록 민주당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횡령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한마디도 제대로 해명을 못했다"면서 "마침내 생계형 권력주의자라는 평가가 나왔으니 자신과 가족, 사법부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의안 상정되는 것은 국회의 수치"라면서 "새누리당이 사퇴를 권유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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