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수입맥주의 성장세가 거침없다. 국내 맥주시장이 정체된 틈을 타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가파른 질주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 가량으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수입 맥주시장 점유율이 8%를 넘어서는데 이어 2년 내 1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맥주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아사히맥주가 지난해 20% 이상 성장하며 목표 판매량인 150만상자(1상자 10L)를 돌파, 152만상자를 판매했다. 지난 2010년 12월 국내 소비자에게 처음 소개된 일본 프리미엄 맥주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도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14만1380상자를 판매, 전년(3만562상자) 동기 대비 362.6% 급성장했다.
아사히맥주와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의 이 같은 성장은 고급 일식주점과 맥주전문점, 대형마트 등에서 일본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데다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도 일본맥주만 따로 전시할 정도로 제품이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새로운 맛을 원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올해도 공격적 시장확대 정책과 다양한 소비자 판촉,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20% 이상의 판매 신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기에 프리미엄 밀맥주인 호가든도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며 지난해 100만상자를 판매했다. 호가든은 2002년 첫 출시 후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여왔으며 연간 판매량이 100만 상자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가든 관계자는 "밀맥주 특유의 독특한 향과 풍성한 거품, 부드러운 맛으로 까다로운 젊은 층의 입맛을 공략해왔다"며 "100만상자 돌파를 기점으로 소비자 접점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프리미엄 맥주 하이네켄도 지난해 14% 이상 성장, 100만상자 판매를 넘어섰으며, 매일유업이 수입하는 삿포로 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제휴를 맺고 있는 기린 맥주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맛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이를 반영하듯 주류문화도 고도주에서 저도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입맥주는 일본,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등 30개국에 달하며, 그 종류만 200여종"이라며 "앞으로도 수입맥주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수입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국산맥주가 차지하고 있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의 주류 매대 냉장고를 수입맥주가 채우고 있다. 카스맥주나 하이트맥주와 같은 국산맥주는 냉장고 대신 일반 진열대로 밀려났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수적으로는 국산맥주가 단연 많지만 수입맥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진열대를 바꿨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수입맥주의 성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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