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수입맥주가 골목상권에 파고들고 있다. 술집 뿐만 아니라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햄버거 매장이나 커피전문점에 속속 입점하고 있는 것.
국내 맥주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지가 낮은 만큼 틈새시장 공략으로 저변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맥주회사 밀러는 최근 '신세계푸드 자니로켓'과 '크라제버거' 매장에 입점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니로켓은 햄버거는 콜라와 먹어야 한다는 공식을 깨고 수입맥주를 세트에 포함시켜 새로운 메뉴를 만들었다. 크라제버거의 경우 현재까지 수입맥주 판매 반응이 좋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수입맥주를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탈리아 맥주 페로니도 올 초부터 커피전문점 일리에서 판매되고 있다. 수입맥주를 즐기는 여성 고객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커피전문점에는 벨기에 맥주 호가든, 네덜란드 맥주 하이네켄 등 다양한 수입맥주가 판매 중이다. 올해 초 미국의 스타벅스는 와인과 맥주를 판매하는 지점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다. 일부 매장에서만 2010년 10월부터 판매 중이던 맥주와 와인의 반응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수입맥주는 골목 상권에 위치한 작은 카페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은 한남동에 위치한 한 예술가 카페에서 판매 중이다. 이 곳에는 필스너 우르겔 외에도 필리핀 맥주 산미구엘, 등 수입맥주 3종을 더 팔고 있다.
수입맥주가 골목 상권을 파고들 수 있는 이유는 수입맥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의 트렌드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맥주는 주 고객층이 여성들과 20~30대 젊은층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맥주를 마시고 싶은 장소의 니즈도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유럽 노천카페처럼 커피전문점 야외 테라스에서 수입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미국에서 햄버거와 함께 콜라가 아닌 시원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도 증가하면서 판매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수입맥주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수입맥주가 판매되는 곳이 세계맥주 전문점이나 대형마트, 편의점 등과 같은 곳 밖에 없었다"며 "여성 고객과 20~30대 젊은 층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다양한 유통경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입맥주의 국내 맥주시장점유율은 약 5% 정도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수입맥주는 450여개로 지난해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맥주를 수입한 나라는 일본, 네덜란드, 미국 순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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