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과잉공급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유럽의 신차 등록건수는 전년대비 8.2% 감소해 199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폭을 보였다. 12월 한 달 등록 건수만 전년 동기대비 16%나 줄어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피아트의 '홈그라운드'인 이탈리아에서의 신차 판매는 1979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해 신규 자동차 등록이 13.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르치오네는 "유럽 자동차업계가 부진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수요 감소에 대한 과감한 생산 감축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형 자동차 메이커들은 갑작스러운 생산 감축으로 경쟁사가 생산력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치오네는 유럽발 경제위기로 인한 피아트의 실적부진을 타계하기 위해 지속적인 생산 축소와 인력 구조조정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피아트는 지난 2011년 시실리 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신규투자를 동결했다. 또한 경쟁력이 떨어진 이탈리아 내 공장 두 곳에 수출주도형 생산방식을 적용해 한 곳은 크라이슬러의 소형 지프차를 생산하고 다른 한 곳은 피아트의 고급차 브랜드인 마세라티를 생산하도록 했다.
크라이슬러 지분 58.5%를 보유한 피아트와 크라이슬러의 통합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마르치오네는 "크라이슬러와 피아트는 하나의 회사로 가는 것이 맞다"며 "양사의 협력관계를 강화해 상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트는 최근 크라이슬러 잔여 지분인 41.5%를 보유한 2대주주인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퇴직자건강보험기금(VEBA)에 지분 3.3%를 추가로 넘길 것으로 요구했다. 그러나 피아트와 VEBA는 주식 매매 가격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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