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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개발'보다는 '안전'에 방점찍은 원자력연구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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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연구원)이 2013년 들어 원자력의 개발과 진흥보다는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잇따르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중지와 위조 부품이 발견되면서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원자력연구원은 직원만 2000여 명에 이르는 큰 조직이다. 지난 18일 도착한 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출입부터 엄격했다. 다른 연구원과 달리 신분증 검사는 물론, 실험시설에 출입할 때는 방진복을 입는 등 여러 가지 절차가 뒤따랐다. 최근 원자력 분야에 있어 가장 큰 관심은 '사용후 핵연료'에 있다. 세계 각국이 고준위(사용후 핵연료)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르포]'개발'보다는 '안전'에 방점찍은 원자력연구원을 가다 ▲로봇팔이 모든 공정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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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 핵연료 폐기 문제는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보통 원자력발전소 내부에 저장하거나 중간저장 공간을 확보해 매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사능의 독성은 무려 10만 년 지속되고 사용후 핵연료를 저장해야 하는 공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언제든 노출될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가는 상황이다.


원자력연구원에 도착하자마자 특별한 곳으로 안내받았다. 그곳에는 'PRIDE((PyRoprocess Integrated inactive DEmonstration facility)'가 있는 곳이었다. PRIDE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실제와 똑같은 상황에서 모의 실험할 수 있는 시설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고온(섭씨 500∼650 ℃)의 용융염을 이용,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사용후 핵연료에서 우라늄 등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사용후 핵연료를 임시 저장 공간이나 중간저장 공간 등에 매립하는 게 아니라 재사용을 위한 특수시설이다.


[르포]'개발'보다는 '안전'에 방점찍은 원자력연구원을 가다 ▲PRIDE는 원격조정장치로 움직인다.[사진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PRIDE를 이용해 다시 회수한 핵물질을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서 재순환 소멸시킴으로써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면적을 10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 원자력 선진국들이 관련 기술의 실용화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7년 파이로프로세싱 연구를 시작한 이래 최근 모의 실험 장치를 완공하기에 이르렀다.


모두 3층 건물로 이뤄져 있는 PRIDE는 1층에 공기 분위기 셀이 배치돼 있었다. 이어 2~3층의 통합된 공간에는 1260 ㎥의 대형 아르곤(Ar) 분위기 셀이 설치돼 있었다. 여기에는 전해환원, 전해정련, 전해제련 및 염폐기물 처리장치 등 기본 공정장치들이 있는 곳이다.


2층 셀에 도착하자마다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각 공정마다 길게 뻗어있는 '로봇팔'이었다. 로봇팔은 각 공정마다 질서정연하게 늘어서 있었다. 로봇팔의 역할은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셀 안에는 사람이 절대 들어갈 수 없다. 사용후 핵연료가 존재하는 곳으로 방사능은 물론 심각한 위험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로봇팔이 대신하는 것이다.


안내를 맡은 원자력연구원 이한수 핵주기공정기술개발부장은 "셀 안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로봇팔이 고장 난 부분이나 모든 공정을 다룬다"며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셀 안에는 2~3중의 비상 장치와 고장에 대비한 대체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르포]'개발'보다는 '안전'에 방점찍은 원자력연구원을 가다 ▲PRIDE는 총 3층 건물로 이뤄져 있다.

사용후 핵연료 모의 실험장치인 'PRIDE'에는 총 330억 원이 투입됐다. 오는 5월부터 PRIDE를 본격 가동해 모이 핵연료를 이용해 각종 실험에 나선다. 이후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실용화 규모 파이로 공정 구축을 위한 설계자료 생산 및 설계 최적화를 수행함으로써 파이로 기술의 완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무엇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재사용이 가능해 지면서 폐기물이 100분의1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 오염이 사라지는 반감기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PRIDE 이용 연구를 통해 파이로프로세싱의 고효율화와 고용량화를 추진하고 오는 2020년까지 파이로의 기술성, 경제성, 핵확산저항성을 검증하고 이후 국민적 동의를 거쳐 실증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연호 원장은 "파이로프로세싱은 소듐냉각고속로와 연계해 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형 신기술"이라며 "PRIDE 구축을 통해 독창적 파이로 원천 기술을 개발해서 세계 파이로 연구개발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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