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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원망스럽다"던 쌍용차 뇌사직원, 장기 기증하고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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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난 8일 자살을 기도해 뇌사상태에 빠졌던 쌍용자동차 직원 류모(49)씨가 장기 기증을 통해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세상을 떠났다.


18일 쌍용차에 따르면 평택공장 조립2팀 직원 류씨는 지난 8일 오후 자살 기도 후 동료직원에게 발견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17일 오후 최종 뇌사판정을 받았다.

유족은 고인이 생명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장기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의료진은 이에 따라 산소호흡기 등을 떼고 17일 오후 9시22분 류씨에게 사망 선고를 내렸다.


류씨의 장기기증 수술은 18일 오후 4시부터 이뤄졌다. 심장 등 8개 부위 장기가 기증된다고 쌍용차 측은 설명했다.

고인의 빈소는 평택시 장당동 중앙장례식장 동백실에 19일 마련된다. 발인은 21일 오전이다. 회사 관계자는 "류씨는 누구보다 성실한 직원이었고, 노조 내에서도 자기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차분한 성격"이라며 "끝까지 나눔을 실천하고 갔다"고 말했다.


류씨는 8일 오후 10시10분께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2라인에서 높이 2.7m의 호이스트(전기 리프트 장치)에 끈으로 목을 맨 것을 동료 직원이 발견해 목숨을 건졌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병원 치료를 받아왔다.


자살 기도 전 류씨는 이유일 쌍용차 사장과 김규한 노조위원장 앞으로 쌍용차에 대한 정부의 안일한 대책, 정치권에 대한 원망, 해고 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으로 인한 불안감, 쌍용차 내부의 어려운 현실 등을 담은 A4용지 6장짜리 유서를 남겼다.


23년간 쌍용차에 근무한 류씨는 "현장 사람들이 잘못한 게 아닌데 지금도 구조조정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치권과 해고동료들이 안타깝고 원망스럽다"며 "제대로 된 지원은 커녕 아직도 정상화에 발목을 잡는 정치권과 노동계"라며 쌍용차를 둘러싼 정치적 이해관계를 꼬집었다.


또한 "정치권의 부실매각만 없었어도, 구조조정한 회사를 정부에서 제대로 지원만 했어도, 정리해고된 동료들에 투쟁방향만 올발랐어도 무잔업이 아니었을텐데 가슴이 아프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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