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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대리시험… ‘100만원의 뒷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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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적 거래 통한 대리응시와 커닝기법 진화… 적발 사실상 ‘불가능’

토익 대리시험… ‘100만원의 뒷거래’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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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취업준비생 최모(27·남) 씨는 얼마 전 황당한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익명의 대상으로부터 발송된 이메일에는 금전적 보상을 해주면 토익, 토플 등 공인외국어시험 고득점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리시험을 봐주고 돈을 챙기는 수법의 부정행위 제안이었다. 당시 이메일에 제시된 거래금액은 ‘한 장’으로 표현됐다. 100만원 제안과 함께 개인 연락처가 명시됐고, 부정행위 수법과 과정 등 상세한 내용까지 담겨 있었다는 게 최 씨의 고백이다.

공인어학시험에서의 부정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취업에 필수 ‘스펙’이 된 토익, 토플 등 외국어시험이 주요 표적이다.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미리 접촉하고, 스마트폰과 전자 이어폰을 활용하는 등 그 수법은 더욱 교묘해 졌다.


현재도 온라인 취업카페나 커뮤니티 등에는 하루 수십 건씩 대리시험 관련 글이 게재될 정도다. 대리시험을 봐주겠다는 공급자 측 제안과 함께 거꾸로 취업준비생이 대리응시자를 찾는 내용도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금전적 거래를 통한 어학점수 매매가 만연해 있다는 얘기다.

온라인 상에서 이와 관련한 내용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직접 접속해 본 한 취업전문 온라인 카페 게시판의 경우 최근 게재된 100개 글 중 약 30건은 공인외국어시험 성적에 대한 글이었다. 그리고 30건 중 8건은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자신의 토익점수를 970점이라고 제시한 한 네티즌은 연락처와 함께 ‘개인적으로 연락하면 세부 응시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금액도 협상이 가능하다’며 ‘호객행위’를 했다. 시험장에서 적발되지 않도록 헤어스타일과 안경의 모양, 색상까지 맞춰준다고 제안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익, 토플 등의 주관기관인 ETS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우리나라에서 신고·접수된 부정행위는 총 2500여건. 정밀분석을 거친 1000여건은 최종 부정행위로 판명해 처벌 조치했다. 이 중 토익의 부정행위 적발은 전체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토익이 취업준비생들에게 가장 보편적인 시험으로 자리 잡은 데다 응시횟수와 응시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부정행위도 그 만큼 많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 취업한 노명호(29·가명) 씨는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토익 700~800점 가지고는 어디서 명함 내밀기 어렵다”며 “대기업의 경우 900점대는 받아야 안정권이란 얘기는 실제 많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지난해 조사에선 신입사원 평균 토익점수 가장 높은 기업이 에쓰오일(S-OIL)로, 914점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 뒤를 이은 SK네트웍스 역시 평균 점수는 879점이었다.


부정행위 수법이 점차 고도화 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경찰에 덜미가 잡힌 20여명의 토익 대리응시자들은 시험을 함께 치른 이후 20~30분 전 시험장에서 나와 해당 응시자들에게 카카오톡을 활용해 답안을 넘겼다. 그리고 답안을 받은 응시자들은 합의된 다른 응시자들에게 재차 답안을 전송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개인정보 노출 최소화를 위해 이메일을 통한 개별 접촉이 성행하는 한편 응시 과정에서는 귀 안쪽에 스티커 형식으로 된 전자 이어폰으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례도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한 사설 외국어학원 강사는 “현 토익시험의 운영 실태로 볼 때 마음먹고 부정행위를 하고자 한다면 적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학급당 5명 이상으로 감독관 배치를 늘리고 적발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등 현실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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