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ICT 전담부처 신설이 결국 좌초되자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모인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5일 오후 5시 정부 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며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ICT 기능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인수위의 안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에는 ICT를 전담하는 차관제가 도입돼 방송통신의 진흥 부분을 맡는다. 구체적으로 어떤 기능이 ICT 차관 밑으로 들어갈지는 추후 논의될 예정이다. 기존 방송통신위원회는 축소돼 규제 기능을 전담하게 된다.
같은 시간 63빌딩에서 열린 2013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 분위기는 조직 개편안 발표에 일순간 술렁였다. 김황식 국무총리와 이계철 방통위원장은 ICT 산업 육성에 대한 내용의 환영인사를 발표했지만 행사가 끝나자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행사장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김충식 부위원장은 "규제와 진흥기능을 분리하게 되면 효율적인 정책수행이 사실상 어렵지 않겠느냐"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가 고민끝에 내놓은 결과물이겠지만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정부조직개편은 방송통신 융합 개념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한 탁상공론의 끝을 보여준 사례"라며 "방송 진흥과 규제 기능은 같이 가야 하는데 이같은 개편안은 규제 일변도로 갈 확률이 높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향후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 두 기관에서 규제를 받게 될수 도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ICT 전담부처 설립에 대한 인수위의 검토는 결국 검토로만 끝난 것 같아 섭섭하다"며 "고 전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회 입법논의 과정에서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아 의견을 내기 어렵다"며 "향후 국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나올 최종 결과를 기다려봐야 하지 않겠나"고 말을 아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래창조과학부의 핵심 기능이 ICT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운영의 묘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방통위 체제인 지금보단 나아지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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