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권영세 등 대통령실장 후보 거론…집무실·비서실 구조 개편도 검토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국무총리와 내각 구성에 매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청와대 인선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1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박 당선인은 청와대 참모진에 소위 '친박계 실세'라고 불리는 최측근들을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통령실장에는 최경환 의원, 권영세 전 의원, 유정복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최외출 영남대 교수, 이정현 당선인 비서실 정무팀장, 이재만·정호성·안봉근씨 등 핵심 보좌진들도 청와대 행이 점쳐친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성패 여부가 청와대 인선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대통령학 전공)는 "청와대 인수가 잘 돼야 좌표전환과 인사검증체계가 확고히 자리를 잡는다"며 "총리, 내각 인선도 중요하지만 당선인이 빨리 대통령실장, 총무비서관 등을 내정해서 청와대 업무에 대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함 교수는 특히 대통령실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박 당선인이 원칙, 소신 등을 중시하다 보니 딱딱한 이미지가 있다"며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행정, 언론 대응 경험이 많고 부드러운 대통령실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는 아버지인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스타일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문가형, 화합형 비서실장을 둬 자신의 단점을 메웠다. 김정렴 전 비서실장이 대표적인 예다. 김 전 실장은 1969년부터 1978년까지 9년여 동안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다. 한국은행 출신인 김 전 실장은 비서실장을 맡기 전 재무부 장·차관과 상공부 장·차관을 두루 거쳤다. 그는 카리스마로 정치력을 발휘하기 보다는 성실하고 묵묵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 새 정부 청와대의 구조도 관심거리다. 지난해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는 박 당선인에게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이 너무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있다. 대통령이 고립돼 있지 않고 호흡을 같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청와대가 '구중 궁궐'이 아니라 '소통의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 당선인도 이 같은 제안에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 공약에 비춰보면 박 당선인은 업무에 있어서도 '작은 청와대'를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 당선인은 ▲청와대 수석에게는 대통령 보좌관으로서의 역할만 부여 ▲특별감찰관제와 기회균등위원회를 두고 민정수석 자리는 개편 ▲외교안보수석실과 국가위기관리실의 업무를 신설되는 국가안보실로 통합 ▲경제수석실 기능을 약화시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지난 9일 발표한 '인수위 운영 개요' 보고서를 통해 박 당선인이 오는 20일께 총리 후보자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에서는 장관 지명 등 첫 조각은 2월 초순이 유력하며 청와대 인선은 내각 발표에 앞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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