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자인 구광모씨가 미국 생활을 마치고 LG전자 본사로 복귀했다. 후계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행보가 주목된다.
14일 LG그룹에 따르면 구광모 LG전자 차장이 올해 초 미국 뉴저지법인에서 LG전자 본사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상품 기획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HE 사업본부는 TV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내 핵심 부서다.
구 차장은 지난 2005년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했다. 당시 본격적인 후계구도를 위한 경영수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이어졌지만 2007년 스탠퍼드 대학교 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다.
학업을 마친 2009년 말 구 차장은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과장으로 복직해 지금까지 뉴저지 법인에서 근무해왔다.
구 회장은 슬하에 연수, 연경 두 딸을 두고 있다. LG는 전통적으로 여성들을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는 유교적 성격이 강하다.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당시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르기까지 장자 승계 원칙을 이어왔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유교적 가풍에 따라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광모씨를 양자로 입적했다. 당시 LG는 경영승계와는 관련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구 차장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LG의 지분을 4.72% 보유하고 있다.
㈜LG는 최대주주인 구 회장이 10.91%, LG전자 대표인 구본준 부회장이 7.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차장의 친부인 구본능 회장은 5.13%를 보유하고 있다. 구 차장이 친부인 구본능 회장의 지분과 자신의 지분을 더하면 ㈜LG의 지분 9.85%를 보유하게 된다. 2대 주주에 오르는 셈이다.
지난해 구본능 회장이 계열사들 기업공개에 나서며 희성전자 등의 지분을 매각한 뒤 ㈜LG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LG전자는 구 차장의 본사 복귀에 대해 경영승계와는 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근무 기간이 끝나 본사로 돌아왔을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는 ㈜LG의 지분 변화, 본사 주요 부서에서의 근무 등을 근거로 LG의 4세 경영수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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