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재무부의 ‘베스트 프렌드(가장 친한 친구)’가 됐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은 14일 아베 총리가 엔화 약세와 둔화된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노무라 증권과 이와타 가즈마사 전 일본중앙은행(BOJ) 부총재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속한일본 자민당은 50조엔(5580억 달러) 상당의 외화증권을 사기 위한 기금 조성을 약속했다. JP모건 증권은 전체 기금은 공약한 금액의 두 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화증권 구매는 엔화 약세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엔화 가치는 일본이 3차 경기 침체에 직면했던 2008년 이후 12% 떨어졌다.
이는 2009년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미 국채 수익률을 끌어 올리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을 도와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 자료에 따르면 미국 국채 가격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개선되면서 0.5% 떨어졌다.
해외채권투자회사인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펀드매니저인 잭 맥킨타이어 “일본의 국채 매입에 대해 미국이 실망하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4일 1.97%로 오르면 정점을 찍은 뒤, 지난 11일 1.87%로 거래돼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익률은 지난해 28일 종가에서 0.17%가 올랐다. 올해 10년 만기 국채는 블룸버그와 EFFAS(European Federation of Financial Analysts Societies) 144 지표 밖으로 밀려 12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미 10년만기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인 1.79%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의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0.85%였고, 지난 10년간 평균 수익률은 1.85%였다.
채권 투자자들은 이미 미국 국채 가격 하락세를 내다보고 있다. 10년마기 국채 수익률이 올 연말까지 2.2%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즈호 자산운용의 수석 투자가인 나가마루 히로마사는 일본의 국채매입이 늘면서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엔·달러 가격은 달러당 90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내봤다.
앞서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지난달 선거에서 압승한 이후 외환 국채 매입을 위한 펀드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1일 10조3000억엔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고, 이중 3조8000억엔은 재난대비와 복구를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