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최근 개인투자자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경영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는 슈퍼개미들이 나오고 있다.
현 경영진을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는가 하면 그 중 일부는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적대적으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엔터기술은 최대주주 변경 관련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감에 따라 매매가 정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날 엔터기술은 최대주주가 오승훈씨(12.27%)에서 강윤구씨와 부인 신미연씨(13.99%)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강씨 부부가 회사 주식 228만주를 장내매수하면서 200만주를 가진 오씨의 지분율을 뛰어넘은 것.
강씨는 "경영권 참여 목적이 아니라 단순 투자를 위해 지분을 인수했다"고 말하면서도 "회사 설립 초창기부터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횡령·배임등 부정적인 쪽으로 이야기가 나와서 속이 상했고 회사가 좀 더 안정화되었으면 하는 소망에서 지분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지난해 12월31일 코스닥 업체 KJ프리텍의 회사 지분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꾼 바 있다. 이씨는 현재 KJ프리텍의 최대주주로서 주식 200만주(14.35%)를 소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행사할지 여부는 왈가왈부하기 어렵지만, 2011년 회사지분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참여 의사는 없다'고 못박았던 당시에 비하면 참여 의사가 높아진 것으로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슈퍼개미가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는 사례도 있다. 개인투자자 김성수씨다. 그는 최근 가구업체 팀스의 지분을 8.55%까지 확대해 17만1003주의 주식을 소유한 상태다. 김씨는 지난 7일에는 보유지분 17만여주(8.55%)의 의결권을 인수합병(M&A) 전문업체 케이와이아이에 위임했다. 팀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경영권 분쟁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무려 일곱차례 공시한 바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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