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아라 인턴기자] 소설에서나 등장할 법한 거대 오징어의 모습이 일본 과학자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은 길이 3m 짜리 대왕오징어가 북태평양 치치섬 근처 해저 630m에서 살아 있는 그대로 촬영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일본국가과학박물관과 NHK, 미국 디스커버리채널 등이 공동으로 대왕오징어 촬영 프로젝트에 돌입해 반년 만에 거둔 성과다.
수중촬영팀은 지구 최대의
대왕오징어를 촬영하기 위해 수중에서 400여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총 100개의 미션을 수행하며 준비한 덕분에 촬영팀은 대왕오징어가 나타나자 심해 900m까지 따라 내려갈 수 있었다.
카메라에 찍힌 오징어는 촉수가 끊어진 상태로, 전문가들은 만약 정상적이었다면 길이만 8m에 달했을 것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일본 국립과학박물관의 쯔네미 쿠보데라는 대왕오징어를 마주친 순간을 "빛나고 아름다웠다"고 묘사했다.
대왕오징어는 다른 종류의 오징어를 먹이로 잡아먹고, 자신은 향유고래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고래가 오징어를 먹는 장면은 2009년에서야 처음으로 목격됐고 그 이전까지는 대왕오징어의 갈고리 같은 빨판이 고래의 피부와 위장에 남긴 상처로 고래와 대왕오징어의 먹이사슬 관계를 짐작할 뿐이었다.
거대한 해양 생물이 대왕오징어는 아마추어 작가인 리버랜드 모세 하베이 씨가 1874년 한 어부가 우연히 낚은 거대 오징어를 사진으로 찍으면서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대왕오징어는 종종 시체가 해변가로 떠밀려오기는 했지만 2004년까지 살아있는 채 사진에 찍힌 적은 없었다.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의 에일린 오네일 감독은 "생태계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있는 대왕오징어를 촬영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왕오징어는 강력한 빨판이 달린 여덟 개의 다리와 두 개의 긴 촉수로 먹이를 끌어당겨 날카로운 이빨로 산산이 부숴 버린다. 이 때문에 오랫 동안 여러 문학 작품에서 배를 공격하는 두려운 괴물로 묘사돼 왔다.
조아라 인턴기자 nov-pap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