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2013년 첫 주 증시는 3거래일간 0.74% 상승하며 2010선을 지켜냈다. 새해 첫 거래일 재정절벽 관련 합의안 통과 소식에 2030선을 웃돌며 쾌조의 출발을 한 코스피는 이후 부채한도 증액 협상 등 남은 해결 과제와 관련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주 후반의 조정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원화 강세와 기업실적 부진 가능성, 뱅가드펀드의 매도 우려 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번주 역시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발표를 비롯해 뱅가드펀드의 벤치마크 변경에 따른 수급이슈, 옵션만기일, 금융통화위원회, 환율 움직임 등에 주목해야한다는 평가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새해 둘째 주 주식시장은 몇 가지 허들에 직면하게 된다. 첫 번째 허들은 어닝시즌 진입이다. 이번 어닝시즌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첫 포문을 열게 될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 가능성과 반대로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대다수의 기업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다는 부담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3분기 바닥 이후 실적회복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최근의 주가 반등 속도를 정당화할 만큼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에 대한 기대심리의 조정은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두 번째 허들은 수급 이벤트이다. 프로그램 매수잔고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위치한 상황에서 옵션만기일을 맞이하게 된다. 12월에 배당과 관련해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는 1월에 청산되는 것이 과거의 일반적인 경험이었는데, 현재 베이시스 강세를 감안할 때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물이 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뱅가드의 벤치마크 변경도 주목해야한다. 25주 동안의 매물분산 효과와 블랙록 등 경쟁 인덱스펀드 운용상의 신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고려할 때 수급상의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이번주부터는 매물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원화 강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수출기업의 수익성 논란과 주식시장의 또 다른 걸림돌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화강세는 허들이라기보다는 리프트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원화강세 국면에서는 제반 가격변수와 기업이익의 변동성이 안정되고 국내의 유동성 환경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밸류에이션 멀티플의 본격적인 레벨업의 계기로 작용하면서 주가상승으로 이어졌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원화강세 요인이 주식시장에 부담요인이 될 것이라는 논리는 기우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원화강세로 인해 섹터별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문제보다는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다른 변수를 고정하고 원화강세 변수만 놓고 본다면 음식료, 유통, 운수창고, 은행 등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이번 주는 이러저러한 이벤트들이 많아 굉장히 분주하게 움직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에만 요란하지 시장에 크게 영향을 줄 변수는 많지 않다. 따라서 시장은 차분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되고 마찰적 조정기 동안 시장에 올라타자는 의견을 제시한다.
환율은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역회전 가능성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엔화의 약세심리가 완화되고 있는데다 과거 원화 강세가 약 6~7개월을 넘기고 나면 그 속도가 둔해졌다는 것도 역회전 가능성을 찾는 이유다. 환율이 약 6개월 내외의 시차를 두고 무역수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환율의 반등으로 이어졌기 때문인데 외환시장의 역회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보다 상승은 짧았고 조정이 빨리 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연초 시장의 조정에 대한 정의를 하자면 예견된 마찰적 조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재정절벽 이후의 후속 논의 사항들, 경기와 매크로 가격변수, 그리고 수급과 기업실적 등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들이 조정을 깊게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수헌 SK증권 애널리스트= 8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4·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시장 전반적인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출 필요가 있다. 코스피 기업들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최근 6주간 33조4000억원에서 32조9000억원으로 약 1.4% 하락했다.
어닝서프라이즈는 기업이 시장의 예상치(컨센서스)보다 높은 실적을 발표한 것으로, 어닝서프라이즈 기업들은 어닝쇼크(시장 예상치 하회)한 기업들 실적 발표일 전에 높은 초과성과를 보여줬다. 또한 어닝쇼크 기업들은 실적 발표일 이후에 낮은 주가흐름을 나타냈다.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상되는 기업들은 두산, LS 산전, 현대상선, 현대모비스, 골프존, CJ 오쇼핑, GS 홈쇼핑, 동아제약, 엔씨소프트, SK C&C, 삼성 SDI,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KT, SK 텔레콤 등이다. 실적 발표이전에 투자하면 초과성과가 예상된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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